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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웅의 통일토크] "3년 만에 다시 선 대선(大選)장" (뉴스퀘스트, 2025.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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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24회 작성일 25-04-14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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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웅의 통일토크] "3년 만에 다시 선 대선(大選)장" (뉴스퀘스트, 2025.04.14)

https://www.newsquest.co.kr/news/articleView.html?idxno=243223

<사진> [그래픽=뉴스퀘스트, 자료사진=연합뉴스]


대선장이 다시 열렸다. 5년장여야 하는데 3년장이 되었다.

갑자기 닥친 장에 장터가 난리통이다. 중앙에 둥근 무대가 꾸려지고, 주위에 홍색, 청색을 필두로 천막들이 들어선다.

급히 모은 풍물패, 광대패, 사물패가 소리와 몸짓을 가다듬고, 색색의 깃발이 높이 더 높이 올라간다. 벌써 자리 잡은 난전들 사이로 길이 생겨, 행인을 잡아끄는 호객 소리 꽥꽥인다.

지난 대선장은 홍천막패 대빵이 간발의 차이로 청천막패를 꺾어 그야말로 광분의 도가니였다. 헌데 그 홍대빵이 청대빵의 신출기묘한 재조와 홍천막패 내분으로 하루아침에 쫓겨나, 다시 서게 된 대선장이다.

이채로운 것은 청천막 색깔이 바뀐 것이다. 붉은색이 섞여가며 푸릇불긋 불긋푸릇하다. 절치부심 청대빵이 석패의 원인으로 천막색을 깨달은 탓이다.

청대빵 옷도 푸릇불긋했다 불긋푸릇했다 왔다리 갔다리다. 아직 무대가 본격 열리지도 않았는데 청천막을 열며 뱉은 외침도 오묘하다. 청색인지 홍색인지, 청묜지 홍묜지.

흑묘백묘도 꺼낸 것 같은데, 여튼 지난 대선장과는 딴 판이고 안면몰수다. 오로지 구경꾼 끌어모으기다.

탄핵 탄핵 필살기로 장을 앞당긴 청대빵, 청천막을 진작 단도리한 것이 신의 한 수였다. “다르게 생각하는 것 자체가 반역이다”, “반역에는 처절한 처벌이다”를 익히 체험케 해 적수가 없다. 사이 사이마다 당근도 적당히 뿌렸다. 몇 치가 딴 나발을 불고자 하나 소리가 뻑뻑하다.

홍천막 속은 아웅다웅 왁자지껄 야단법석이다.

졸지에 쫓겨난 홍대빵, 후계자를 세울 여력도 말빨도 기회도 없었다. 대빵 눈치만 살피던 치들이 때가 왔다며 떼거리로 대빵 대빵이다. 숨 고르며 기다렸던, 대빵 축출에 일조했던 치들도 대놓고 세를 모은다.

저 멀리 언덕으로 내쳐진 홍대빵은 아래로 장을 굽어보며 몸짓 발짓으로 신호를 보내나, 쳐다보는 이 하나 둘 줄어든다. 발만 동동 구른다. 주위엔 땅굴을 파 다시 무대를 차지하자는 ‘어게인 홍대빵’ 아부쟁이도 들린다.

색깔 논쟁도 벌어진다. 청천막이 홍색으로 물들이니 우리도 청색 기운을 좀 넣자, 아니다 이참에 학씰히 진홍색으로 해야 한다 갑론을박이다.

천막문도 쟁점이다. 하나로 그냥 두자, 아니다 여러 바람이 들어와 공기를 바꿔야 한다며 문을 한 둘 더 만들자고 하나 쉽지 않다.

천막 안에 함께 있기는 한데 나가줬으면 아예 떠나줬으면 하는 치들, 따사한 아랫목에 죽친 이들을 아예 들어내야 한다는 치들이 유언무언으로 부딪힌다.

어찌 되었든 장은 섰다. 이 동네 저 동네에서 구경꾼이 모이기 시작한다.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자부터 이참에 무대를 확 바꾸자까지 각양각색이다.

근데 태반이 홍천막 청천막 모두를 기웃거린다. 어느 천막, 누구패가 달콤한 사탕을 흔드나 눈·귀를 열고 세운다. 혹시나 막걸리나 고무신도 기대하면서.

눈 멀었고 귀 막았던 암행어사가 이번만은 눈 부라리고 귀 활짝 열 것이라 으름짱을 놓는다. 그 암행어사를 쫓아다니며 감시하는 패도 조직되었다.

꽹과리, 징, 장구, 북이 울리며 사물패가 무대를 돌기 시작한다. 어느샌가 무대에 설치된 줄타기에 선수가 올라간다.

청천막에선 벌써 사모관대로 엄숙히 치장한 청대빵이 손님을 맞는다.

홍천막에선 문이 열렸다 닫혔다, 사이사이로 2인3각인가 치들이 부산하다.

아뿔싸 무대 위 하늘 높이 거대한 둥근 우주선이 떴다, 그림자를 드리운다. 금발의 왕대빵이 한 손으로 관세벼락을 아래로 내려찍고, 다른 손으론 안보벼락을 들었다 놨다 한다.

그 곁으로 위성 우주선이 뱅글뱅글 돈다. 살찐 깍두기 머리가 양손을 빙글빙글 섞으며 장풍을 내려 날리려 한다. 손가락 사이로 장사치, 구경꾼 행색 등이 보인다. 장날 불청객으로 만들 심산이다.

5년장, 4년장, 5년장, 3년장, 둥글게 둥글게 대선장은 돌아간다. 다음장은 언제일까. 또 3년장에 2년장까지 들린다.

이쪽엔 유난히 밝은 해가 빛나는데, 반대쪽엔 바람과 비를 잔뜩 움켜쥔 검은 구름이 도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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