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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웅의 통일문] "‘北 고난의 행군’ 이후 최악 식량난, 왜 이 지경?...BBC 보도" (최보식의 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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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551회 작성일 23-06-19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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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북한 국경 마을 앞의 감시탑과 초소 / 사진=손기웅(2023.05.28)

<사진 2> 연길 화랑에서 북한 그림을 보는 필자

[손기웅의 통일문] "‘北 고난의 행군’ 이후 최악 식량난, 왜 이 지경?...BBC 보도" (최보식의 언론, 2023.06.19)

https://www.bosik.kr/news/articleView.html?idxno=10668

영국 BBC가 6월 14일 극심한 북한의 식량 부족 상황을 보도했다. 북중 국경 마을은 물론이고 평양에서도 주민들이 굶어 죽고 있다고 한다. 식량이 이렇게까지 적었던 적은 없었다는 주민 증언도 있었다.

북한 주민 생활고가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이후 최악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국가정보원은 5월 31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아사자 발생이 예년의 3배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5월 말 두만강 변의 북한 마을, 넓은 밭은 텅 비어 있다. 군데군데 주민들이 나와 잡풀을 뜯고 있다. 농기계는 하나도 보이지 않고, 바싹 마른 소가 짐을 나르고 있다. 움직이는 차량도, 열차도 없다. 그 뒤로 민둥산들이 우뚝 섰다.

김정은 정권은 식량 문제 해결이 아니라 주민 통제를 택했다. 사상교육 강화, 기강 잡기, (비)공개 처형으로 대응한다. 중국에 가까운 북한 마을 앞에는 열 개 이상의 초소와 감시탑을 촘촘히 세웠다.

김정은이 6월 16일 노동당 전원회의 확대회의를 소집했다. 올들어 세 번째다. 노동신문은 ‘상반기 경제부문을 비롯한 각 부문의 사업정형’, ‘변화된 국제정서에 대처한 국가외교 및 국방전략’을 토의·결정한다고 전했다.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에 대한 대응적 성격도 있지만, 주민을 먹이는 문제도 중요한 의제일 것이다. 김정은 입장에서는 달리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회의라도 열어, 주민들을 위해 헌신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회의 참석자 모두가 한 목소리로 미국과 그 앞잡이 남한·일본에 모든 책임이 있음을 성토하여 배곯는 주민의 분노를 돌리고자 한다.

익히 써먹는 술수이지만, 주민도 이건 아닌데 하면서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태어나면서부터 정보가 통제되고, 일방적 주입식으로 교육받고 자랐기 때문이다. 무엇이 진실인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확신이 선들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바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죽지 않으려 입을 닫을 수밖에 없다.


북한 주민이 먹고 살 방법은 있다. 김정은만, 김씨 가문만 인정하지 않을 뿐이다.

핵무기폐기국제운동(ICAN)은 6월 12일 북한이 핵무기 개발에 지난해는 5억8900만 달러(약 7,500억 원), 2021년은 6억4200만 달러(약 8,200억 원)를 지출한 것으로 추산했다. 연간 국민총소득(GNI)의 1/3분을 국방비로, 이 중 6%를 핵무기 개발에 사용한 것으로 밝혔다.

대한민국 국민 가운데 전쟁을 먼저 일으키자는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다는 사실, 핵무기가 없었던 북한을 지난 70여년의 분단 기간 동안 미국이 군사적으로 공격하지 못했다는 사실, 한국의 동의 없이 미국이 북한을 선제공격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김정은만, 김씨 가문만 받아들이지 않는다. 오직 그들의 권력 유지와 세습을 위해 개발하는 핵무기다.

북한 주민에 다가가야 한다. 그들의 눈과 귀를 열어주어야 한다. 그 최전선에 국가정보원이 서야 한다. 그렇게 해야 할 국정원에서 대통령이 승인한 간부 인사가 1주일도 안 돼 보류되는 인사 파동이 일어났다. 북한 주민에 다가갈 생각조차 않은 구 권력과 그렇지 않은 신 권력 간의 충돌이라면 당연한 귀결이다.

그렇지 않다면 문제이지만, 어찌되었건 국정원이 제 자리를 잡아 윤석열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밝힌 ‘만약 북한이 남쪽보다 더 잘 산다면 그쪽 중심으로 (통일이) 돼야 될 거고, 남쪽이 훨씬 잘 산다면 남쪽 체제와 시스템 중심으로 통일이 돼야 되는 게 상식 아니겠느냐’, ‘그렇기에 북한 주민들도 가능한 한 (자신들의) 실상을 정확하게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을 대통령실, 통일부, 외교부와 함께 수행해야 한다.

엄중한 국제제재 속에서 김정은은 외화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해킹도 하지만, 역시 중국밖에 없다. 수만 명의 북한 노동자가 제재 속에서도 중국에서 일하고 있다. 북한 식당들의 문도 다시 열렸다. 관광도 곧 재개될 것이라 한다.

5월 말 필자가 방문한 중국 연길의 한 화랑에는 수백 점의 북한 그림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분야별로 정리해 TV 화면을 통해 고를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다. 최근작들도 많아 대북제재와는 상관없다. 가격도 비싸 수천만에서 수억 원까지 한다. 물론 위작도 보였다.

한중 관계가 어려워질수록 중국은 북한을 지렛대로 더 활용할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대외정책에 있어 원칙·명분·일관성을 가지고 타국에 하듯 중국을 대해야 한다. 그것이 다음 정부들에서도 지지되어 지속될 수 있도록 확립해야 한다.

다만 양국 모두가 관계 악화를 원하지는 않는 상황인 만큼, 큰 틀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관계 개선 의지 표명은 바람직하다고 본다. 누가 먼저냐? 당당하고 자신 있는 자가 먼저 하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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