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기웅의 통일문] "문재인도 홀대했던 시진핑이 한덕수 총리 만나준 까닭" (최보식의 언론, 20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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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197회 작성일 23-09-25 10:10본문
[손기웅의 통일문] "문재인도 홀대했던 시진핑이 한덕수 총리 만나준 까닭" (최보식의 언론, 2023.09.25)
https://www.bosik.kr/news/articleView.html?idxno=11691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회식은 중국이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는 저력과 기반을 갖춘 IT 수준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거대한 CG 성화주자가 주경기장으로 뛰어드는 모습은 세계의 중심으로 올라선 '거인 중국'을 떠오르게 했다.
2022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제왕(帝王)이 되는 세번째 임기에 오르기 위한 사전 축하무대로 치른 시진핑이다. 1년 연기해 개최한 이번 아시안게임은 '즉위 축하공연'인 셈이다. 국내적으로 자신의 권위를 확고히 다지고, 당당한 자신을 노쇠한 바이든, 허둥대는 푸틴과 대비시켜 세계 지도자로 화려하게 등극하고자 한다.
중국은 많은 공을 들였다. 코로나19 감염병으로 역시 연기되어 2021년 개최되었지만 수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던 도쿄 하계올림픽과 달리 아직까지 선수나 취재진의 불만이 크지 않다. 경기장, 숙소, 프레스센터를 포함한 시설들도 제대로 갖췄다.
외교적으로도 노회하게 처신하고 있다. 잘 차린 밥상이 엎어질까 ‘진정한 친구’라 자임하는 두 악당, 푸틴·김정은과 거리를 두었다. 유엔헌장과 국제제재를 위반하는 두 사람의 밀약을 그들 간의 일이라고 치부해 그들과는 다른 위상을 보여주고자 했다.
문재인도 홀대했던 시진핑이 이번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아니라 한덕수 총리를 만나주었다. 양국 관계 발전은 물론이고 그의 방한 가능성도 언급했다.
‘진영 대결’을 배격한다면서도 개회식에 참석한 지도자들에 ‘일대일로(一帶一路) 진영 공고화’ 외교를 펼치고 있다. 북·러 정상회담이 끝나자마자 외교부장 왕이를 푸틴에 급파해 대미 전선에 함께 하자 다독이고, 일대일로 구상 10주년을 맞아 10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일대일로 정상 포럼’ 참석의 명분을 주었다. "러시아가 최중요국"이라고 푸틴 면전에서 발언한 김정은도 구슬려 그의 방중도 이끌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회식에 한국, 일본, 인도 등 주요국 정상들이 참여하지 않은 것은 시진핑과 중국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스포츠강국이자 정치·경제·군사·문화강국인 중국이 유엔 상임이사국으로서, 세계지도국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길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진핑이 한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했다는 “중국과 한국은 이사할 수 없는 가까운 이웃이자 떼려야 뗄 수 없는 동반자” 언급을 앞으로 우리의 대중 외교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 중국이 북한 손만 들어주어 지정학적으로 떼려야 뗄 수 없는 한국이 미국과 군사동맹을 가속화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과연 중국의 이익인지 다그쳐야 한다.
이번 아시안게임에 사상 최대 규모의 대표단을 파견해 관계 개선 의지를 표명하고, 단장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아닌 총리를 보내 한·중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것은 외교적 성과다.
시진핑이 방한 정상회담을 언급한 만큼, 윤 대통령이 양국관계 개선을 위해 서울 혹은 베이징 어느 곳에서라도 시진핑을 만날 용의가 있다고 밝혀 정상회담을 기정사실화하고 시진핑의 체면을 세워주는 듯 압박할 필요도 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후 5년 만에 역시 나름의 규모 있는 선수단과 올림픽위원회 대표단을 파견한 북한과 어떠한 만남이나 대화가 이루어질 것이란 소식이 없는 사실은 안타까운 부분이다. 북한이 응하건 말건 스포츠정신에 입각한 양자·다자적 협력을 지속적으로 제안해 설사 이번 아시안게임은 아니더라도 내년 파리 하계올림픽에서만큼은 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윤석열 정부가 중시하는 북한 인권과 북한 민주화는 무엇보다 북한 주민에 대한 우리의 관심이다. 우리가 그들을 대한민국 국민으로 여기고, 그들의 삶과 인권 개선에 노력하고 있음을 말과 주장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그것을 북한 주민이 체감할 때 그들의 눈·귀와 더불어 마음도 열리기 시작할 것이다.
비록 남북 간 공식 접촉이 성사되지 못한다 하더라도 최소한 북한 선수들에 우리의 따뜻한 배려는 전해져야 한다. 우리 선수들의 활약상에 더해 북한 선수들의 분투에도 우리 방송사들은 관심을 보여야 한다. 우리 응원단도 북한 선수들에 격려의 함성을 울려야 한다.
9월 24일 저녁, 한 유도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대만 선수를 사이에 두고, 좌우로 은메달과 동메달을 목에 건 남북한 선수가 나란히 섰다. 분단국 대만이 ‘차이니즈 타이베이’로 호칭되고, 국기 대신 ‘올림픽위원회기’가 오르고, 국가 대신 ‘올림픽위원회찬가’가 울리는 현실을 함께 바라보고 듣는 선수들의 모습이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https://www.bosik.kr/news/articleView.html?idxno=11691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회식은 중국이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는 저력과 기반을 갖춘 IT 수준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거대한 CG 성화주자가 주경기장으로 뛰어드는 모습은 세계의 중심으로 올라선 '거인 중국'을 떠오르게 했다.
2022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제왕(帝王)이 되는 세번째 임기에 오르기 위한 사전 축하무대로 치른 시진핑이다. 1년 연기해 개최한 이번 아시안게임은 '즉위 축하공연'인 셈이다. 국내적으로 자신의 권위를 확고히 다지고, 당당한 자신을 노쇠한 바이든, 허둥대는 푸틴과 대비시켜 세계 지도자로 화려하게 등극하고자 한다.
중국은 많은 공을 들였다. 코로나19 감염병으로 역시 연기되어 2021년 개최되었지만 수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던 도쿄 하계올림픽과 달리 아직까지 선수나 취재진의 불만이 크지 않다. 경기장, 숙소, 프레스센터를 포함한 시설들도 제대로 갖췄다.
외교적으로도 노회하게 처신하고 있다. 잘 차린 밥상이 엎어질까 ‘진정한 친구’라 자임하는 두 악당, 푸틴·김정은과 거리를 두었다. 유엔헌장과 국제제재를 위반하는 두 사람의 밀약을 그들 간의 일이라고 치부해 그들과는 다른 위상을 보여주고자 했다.
문재인도 홀대했던 시진핑이 이번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아니라 한덕수 총리를 만나주었다. 양국 관계 발전은 물론이고 그의 방한 가능성도 언급했다.
‘진영 대결’을 배격한다면서도 개회식에 참석한 지도자들에 ‘일대일로(一帶一路) 진영 공고화’ 외교를 펼치고 있다. 북·러 정상회담이 끝나자마자 외교부장 왕이를 푸틴에 급파해 대미 전선에 함께 하자 다독이고, 일대일로 구상 10주년을 맞아 10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일대일로 정상 포럼’ 참석의 명분을 주었다. "러시아가 최중요국"이라고 푸틴 면전에서 발언한 김정은도 구슬려 그의 방중도 이끌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회식에 한국, 일본, 인도 등 주요국 정상들이 참여하지 않은 것은 시진핑과 중국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스포츠강국이자 정치·경제·군사·문화강국인 중국이 유엔 상임이사국으로서, 세계지도국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길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진핑이 한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했다는 “중국과 한국은 이사할 수 없는 가까운 이웃이자 떼려야 뗄 수 없는 동반자” 언급을 앞으로 우리의 대중 외교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 중국이 북한 손만 들어주어 지정학적으로 떼려야 뗄 수 없는 한국이 미국과 군사동맹을 가속화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과연 중국의 이익인지 다그쳐야 한다.
이번 아시안게임에 사상 최대 규모의 대표단을 파견해 관계 개선 의지를 표명하고, 단장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아닌 총리를 보내 한·중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것은 외교적 성과다.
시진핑이 방한 정상회담을 언급한 만큼, 윤 대통령이 양국관계 개선을 위해 서울 혹은 베이징 어느 곳에서라도 시진핑을 만날 용의가 있다고 밝혀 정상회담을 기정사실화하고 시진핑의 체면을 세워주는 듯 압박할 필요도 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후 5년 만에 역시 나름의 규모 있는 선수단과 올림픽위원회 대표단을 파견한 북한과 어떠한 만남이나 대화가 이루어질 것이란 소식이 없는 사실은 안타까운 부분이다. 북한이 응하건 말건 스포츠정신에 입각한 양자·다자적 협력을 지속적으로 제안해 설사 이번 아시안게임은 아니더라도 내년 파리 하계올림픽에서만큼은 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윤석열 정부가 중시하는 북한 인권과 북한 민주화는 무엇보다 북한 주민에 대한 우리의 관심이다. 우리가 그들을 대한민국 국민으로 여기고, 그들의 삶과 인권 개선에 노력하고 있음을 말과 주장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그것을 북한 주민이 체감할 때 그들의 눈·귀와 더불어 마음도 열리기 시작할 것이다.
비록 남북 간 공식 접촉이 성사되지 못한다 하더라도 최소한 북한 선수들에 우리의 따뜻한 배려는 전해져야 한다. 우리 선수들의 활약상에 더해 북한 선수들의 분투에도 우리 방송사들은 관심을 보여야 한다. 우리 응원단도 북한 선수들에 격려의 함성을 울려야 한다.
9월 24일 저녁, 한 유도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대만 선수를 사이에 두고, 좌우로 은메달과 동메달을 목에 건 남북한 선수가 나란히 섰다. 분단국 대만이 ‘차이니즈 타이베이’로 호칭되고, 국기 대신 ‘올림픽위원회기’가 오르고, 국가 대신 ‘올림픽위원회찬가’가 울리는 현실을 함께 바라보고 듣는 선수들의 모습이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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