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기웅의 통일토크] "분단 고착 71년…단고기와 평양냉면의 의미"(뉴스퀘스트, 2024.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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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551회 작성일 24-07-29 13:07본문
<사진> 전국단고기료리경연 [사진=연합뉴스/조선중앙TV 화면]
<사진> 평양 옥류관 앞에 많은 시민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손기웅의 통일토크] "분단 고착 71년…단고기와 평양냉면의 의미"(뉴스퀘스트, 2024.07.29)
https://www.newsquest.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8270
무더운 날씨에 습도까지 높다.
‘평화의 제전’ 올림픽과 시원한 냉면을 탈출구 삼아 정화하려는 차, 김정은이 오물폭탄으로 대통령실 청사까지 공습했다는 소식에 열이 더해진다.
분단 고착이란 뼈아픈 7.27을 ‘전승절’이라 자축하며 벌인 행패다.
며칠 전(7.26) 노동신문에 실린 “전국단고기료리경연 진행” 기사가 이들에 필자의 단상을 확 연결시켜준다.
7월 22일부터 25일까지 평양 려명거리에 있는 ‘료리축전장’에서 초벌 가공된 단고기(개고기)로 만든 단고기국(개장국)이나 요리를 심사해 시상했다는 내용이다.
평양단고기집, 창광봉사관리소 단고기집, 대동강구역종합식당 문흥단고기집, 서성구역종합식당 와산단고기집, 평안북도 신의주시사회급양관리소 남서단고기집, 평안남도 증산군사회급양관리소 증산단고기집, 함경남도 함흥시 회상구역종합식당 회양단고기집, 함경북도 경성군사회급양관리소 경성단고기집, 자강도 성간군사회급양관리소 단고기집 등 참가 식당의 면면을 볼 때 개고기 식용의 전국적 일반화를 알 수 있다.
2003년 평양을 방문했을 때 ‘평양단고기집’에 안내되었다.
개고기가 갈비, 생식기 등 부위별로, 찜과 볶음 등 다양한 요리로 차례로 차려지는데 놀랐다. 우리에게 일반적인 고기, 탕, 전골과는 확연히 차별되는 차림이었다.
‘88서울올림픽’을 며칠 앞둔 유학 시절, 독일 한 주요 TV방송이 특집으로 서울올림픽을 다루었다. 한국이 짧은 시간에 얼마나 발전했고 올림픽에 이르렀나를 소개할 때, 뿌듯함이 차오르고 다음날 학교에서 어떻게 자랑할까 속으로 말을 다듬었다.
장면이 바뀌며 우리 음식문화가 소개되는 순간 얼굴이 화끈했다. 개고기를 먹어본 적은 없었지만 어떻게 준비되는가는 들어 알고 있었다.
본적 없던 장면이 독일 방송에 나왔다, 개목에 밧줄을 감아 높이 세운 기둥에 매달고 사람들이 무자비하게, 그야말로 개 패듯 때리는 장면. 그렇게 하면 고기가 부드러워진다는 해설이 깔렸다.
지금 우리 사회는 개고기를 먹으면 야만인 취급하기도 한다. 2월 6일에는 ‘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 이른바 ‘개식용종식법’이 공포되어 2027년부터 시행되고 처벌된다.
한 민족이자 동포가 사는 북쪽에서는 개고기로 만든 요리를 고유의 맛과 색깔, 요리의 익힘 정도와 ㅅ십는 맛, 지방적 특색 등의 심사지표에 따라 평가하는 경연대회가 열린다. 우수 평가를 받은 단체와 요리사들에게는 상장과 메달, 증서가 수여된다.
통일이 되면 남쪽 개고기 식용 반대 인사·단체들이 가만 보고만 있을까, 대규모 북행이 일어나지 않을까.
민족문화와 전통의 존중을 주장하는 북한 주민과 타협이 과연 가능할까. 북쪽에도 개가 가축이 아니라 반려 동물로만 존재하게 될까.
남북이 함께 계승하고 보존하고 발전해야 할 민족음식문화는 어떻게 규정될까.
한 여름의 상징 평양냉면에도 다름이 나타난다.
다만 평양냉면에는 민족음식문화 계승·발전에 나타나는 다름으로, 개고기가 정책적 판단에 의한 것이라면 평양냉면은 능력 차이에 기인한다.
북한 방문자 십중팔구는 옥류관이나 청류관에서 ‘평양랭면’을 맛본다. 그리고 이구동성으로 “어, 맛이 다르다”고 한다. 평양랭면의 ‘슴슴한’ 맛에 놀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옥류관·청류관이 평양랭면의 진수를 보여주는 곳이라 할 수는 없다. 우리 민족문화의 역사적 산물인 평양랭면이 어떤 맛·향기·모습을 보여주어야 하는 가에는 많은 고증과 토론이 필요하다.
다만 옥류관·청류관의 평양랭면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들어선 이후 통치 차원에서 관리되고 통치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평양랭면이 아님은 분명하다.
평양냉면과 남북한 평양냉면 비교에 관한 연구 “북한 평양냉면에 내재한 정치성과 민족문화유산으로서 현재와 미래”(송주은, 북한학보 47-1, 2022)가 이를 잘 보여준다.
북한은 김일성이란 수령에서 비롯되고 김정일·김정은에 의해 발전·만개되어 마침내 평양랭면의 신세기가 인민에게 열렸다고 한다.
수령들에 의해 인민 모두가 진정한 평양랭면을 먹게 된 축복을 누리게 되었다고 선전한다.
현실은 딴판이다.
수령들이 직접 내린 평양랭면 조리법에 관한 세세한 교시가 반영되지 않고 있다. 평양랭면의 진미를 살리기 위해서는 면을 순메밀로 만들어야 한다는 교시가 평양랭면의 종가라 할 옥류관에서조차 지켜지지 않는다.
잘해야 메밀이 60% 정도이고 실제는 그 이하라고 그곳 요리사 출신 북한이탈주민 등이 증언한다. 색깔도 시인 백석이 표현한 ‘히수무레’하지 않고 짙은 갈색이 감돈다. 메밀 수급이 어렵기 때문이다.
메밀이 전혀 들어있지 않은 냉면 사리가 시판되고 있고, 옥류관·청류관 평양랭면이 그림의 떡인 일반 주민은 이것으로 평양랭면을 만들어 먹는다.
북·중 접경지역을 포함한 중국이나 몽골, 베트남 등지에서 북한 식당을 찾아 이제는 가지 못하는 옥류관·청류관의 평양랭면 향수를 달래려는 이들은 놀랄 수밖에 없다. 농마(녹말)가 너무 들어 끈적거리는 시꺼먼 국수 때문이다.
북한에서 애창되는 ‘평양랭면 제일이야’ 두 곡 중 하나를 류전현이 작사·작곡했다. 가사는 “국수면이 참말 질겨, 정말 정말 별맛이야”라 한다. 순메밀면은 질길 수 없다, 뚝뚝 끊어진다.
육수도 마찬가지다. 수령들은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의 적정한 비율로 만든 육수에 동치미를 알맞게 섞어야 ‘찡’한 맛의 육수가 된다고 교시했다. 그런데 북한에서 몇 안 되는 출판된 조리서들에서 평양랭면 조리법이 수령의 교시와 다를 뿐 아니라 서로도 각각 다르다. 고기 비율은 물론이고, 육수와 동치미 비율이 다르다.
수령들은 육수 고유의 맛을 살리기 위해 양념을 넣지 말라고 교시했다. 그런데 옥류관조차 양념을 쓰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아예 양념 전담 부서를 만들고 양념 조리사를 배양하고 있다. 일반의 평양랭면에도 수북한 양념이 고명 사이에 당당하게 자리 잡고 있다. 고기를 구할 수 없어 양념을 넣고, ‘맛내기’(조미료)로 육수를 낸다.
수령의 교시를 받든 순메밀의 히수무레한 사리, 양념 없이 맑은 육수의 평양랭면은 대외선전용일 뿐이다. 2018년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때 김정은이 평양에서 가져온 때뿐이다.
오히려 남쪽에서 북한 수령이 요구하는 평양랭면에 부합하는 평양냉면을 맛볼 수 있다. 순메밀과 양질의 고기 부위로 면과 육수를 낸 평양냉면들이 서로 경쟁하고 있다. 민족음식문화도 식재료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경제가 뒷받침될 때 보존·전승·발전될 수 있다.
7월 27일, ‘정전협정’ 71주년이었다. 분단이 길어질수록 사람에 더해 음식문화에도 다름이 커져간다. 한 민족임을 거부하는 김정은이 우리의 민족음식문화에도 어떤 칼질을 할까?
다시 하나가 되었을 때 어떻게 남북의 땅, 사람, 체제, 정신을 통합해야 할까란 통일준비에 음식도 더해져야 한다.
평양단고기집에서 필자는 먼저 슬며시 일어나 혼자 바깥으로 나왔다. 동행안내자가 없음을 확인하고 거리를 걷다 당구장 표시의 가게로 들어섰다. 우리와 똑 같았다. 왁자지껄한 뿌연 담배 연기 속에 공 마주치는 소리가 요란했다.
얼마가 지나고 등 뒤에서 나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손 선생님도 한 번 하시지요.” 어느새 따라붙은 안내자의 다음 말이 머리를 때렸다. “우리는 선생님처럼 자유롭게 활보하게 하는데, 왜 남쪽에게 간 우리들은 감옥처럼 가둬놓고 철저하게 감시합네까?”
다음날 4개월 만에 옥류관을 다시 찾아 평양랭면을 맛보고, 식당 앞 전경을 기념으로 다시 찍었다.
귀경 후 인화한 사진에는 4개월 전에 찍힌 같은 북한 주민이 옥류관 앞을 지나고 있었다.
<사진> 평양 옥류관 앞에 많은 시민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손기웅의 통일토크] "분단 고착 71년…단고기와 평양냉면의 의미"(뉴스퀘스트, 2024.07.29)
https://www.newsquest.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8270
무더운 날씨에 습도까지 높다.
‘평화의 제전’ 올림픽과 시원한 냉면을 탈출구 삼아 정화하려는 차, 김정은이 오물폭탄으로 대통령실 청사까지 공습했다는 소식에 열이 더해진다.
분단 고착이란 뼈아픈 7.27을 ‘전승절’이라 자축하며 벌인 행패다.
며칠 전(7.26) 노동신문에 실린 “전국단고기료리경연 진행” 기사가 이들에 필자의 단상을 확 연결시켜준다.
7월 22일부터 25일까지 평양 려명거리에 있는 ‘료리축전장’에서 초벌 가공된 단고기(개고기)로 만든 단고기국(개장국)이나 요리를 심사해 시상했다는 내용이다.
평양단고기집, 창광봉사관리소 단고기집, 대동강구역종합식당 문흥단고기집, 서성구역종합식당 와산단고기집, 평안북도 신의주시사회급양관리소 남서단고기집, 평안남도 증산군사회급양관리소 증산단고기집, 함경남도 함흥시 회상구역종합식당 회양단고기집, 함경북도 경성군사회급양관리소 경성단고기집, 자강도 성간군사회급양관리소 단고기집 등 참가 식당의 면면을 볼 때 개고기 식용의 전국적 일반화를 알 수 있다.
2003년 평양을 방문했을 때 ‘평양단고기집’에 안내되었다.
개고기가 갈비, 생식기 등 부위별로, 찜과 볶음 등 다양한 요리로 차례로 차려지는데 놀랐다. 우리에게 일반적인 고기, 탕, 전골과는 확연히 차별되는 차림이었다.
‘88서울올림픽’을 며칠 앞둔 유학 시절, 독일 한 주요 TV방송이 특집으로 서울올림픽을 다루었다. 한국이 짧은 시간에 얼마나 발전했고 올림픽에 이르렀나를 소개할 때, 뿌듯함이 차오르고 다음날 학교에서 어떻게 자랑할까 속으로 말을 다듬었다.
장면이 바뀌며 우리 음식문화가 소개되는 순간 얼굴이 화끈했다. 개고기를 먹어본 적은 없었지만 어떻게 준비되는가는 들어 알고 있었다.
본적 없던 장면이 독일 방송에 나왔다, 개목에 밧줄을 감아 높이 세운 기둥에 매달고 사람들이 무자비하게, 그야말로 개 패듯 때리는 장면. 그렇게 하면 고기가 부드러워진다는 해설이 깔렸다.
지금 우리 사회는 개고기를 먹으면 야만인 취급하기도 한다. 2월 6일에는 ‘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 이른바 ‘개식용종식법’이 공포되어 2027년부터 시행되고 처벌된다.
한 민족이자 동포가 사는 북쪽에서는 개고기로 만든 요리를 고유의 맛과 색깔, 요리의 익힘 정도와 ㅅ십는 맛, 지방적 특색 등의 심사지표에 따라 평가하는 경연대회가 열린다. 우수 평가를 받은 단체와 요리사들에게는 상장과 메달, 증서가 수여된다.
통일이 되면 남쪽 개고기 식용 반대 인사·단체들이 가만 보고만 있을까, 대규모 북행이 일어나지 않을까.
민족문화와 전통의 존중을 주장하는 북한 주민과 타협이 과연 가능할까. 북쪽에도 개가 가축이 아니라 반려 동물로만 존재하게 될까.
남북이 함께 계승하고 보존하고 발전해야 할 민족음식문화는 어떻게 규정될까.
한 여름의 상징 평양냉면에도 다름이 나타난다.
다만 평양냉면에는 민족음식문화 계승·발전에 나타나는 다름으로, 개고기가 정책적 판단에 의한 것이라면 평양냉면은 능력 차이에 기인한다.
북한 방문자 십중팔구는 옥류관이나 청류관에서 ‘평양랭면’을 맛본다. 그리고 이구동성으로 “어, 맛이 다르다”고 한다. 평양랭면의 ‘슴슴한’ 맛에 놀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옥류관·청류관이 평양랭면의 진수를 보여주는 곳이라 할 수는 없다. 우리 민족문화의 역사적 산물인 평양랭면이 어떤 맛·향기·모습을 보여주어야 하는 가에는 많은 고증과 토론이 필요하다.
다만 옥류관·청류관의 평양랭면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들어선 이후 통치 차원에서 관리되고 통치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평양랭면이 아님은 분명하다.
평양냉면과 남북한 평양냉면 비교에 관한 연구 “북한 평양냉면에 내재한 정치성과 민족문화유산으로서 현재와 미래”(송주은, 북한학보 47-1, 2022)가 이를 잘 보여준다.
북한은 김일성이란 수령에서 비롯되고 김정일·김정은에 의해 발전·만개되어 마침내 평양랭면의 신세기가 인민에게 열렸다고 한다.
수령들에 의해 인민 모두가 진정한 평양랭면을 먹게 된 축복을 누리게 되었다고 선전한다.
현실은 딴판이다.
수령들이 직접 내린 평양랭면 조리법에 관한 세세한 교시가 반영되지 않고 있다. 평양랭면의 진미를 살리기 위해서는 면을 순메밀로 만들어야 한다는 교시가 평양랭면의 종가라 할 옥류관에서조차 지켜지지 않는다.
잘해야 메밀이 60% 정도이고 실제는 그 이하라고 그곳 요리사 출신 북한이탈주민 등이 증언한다. 색깔도 시인 백석이 표현한 ‘히수무레’하지 않고 짙은 갈색이 감돈다. 메밀 수급이 어렵기 때문이다.
메밀이 전혀 들어있지 않은 냉면 사리가 시판되고 있고, 옥류관·청류관 평양랭면이 그림의 떡인 일반 주민은 이것으로 평양랭면을 만들어 먹는다.
북·중 접경지역을 포함한 중국이나 몽골, 베트남 등지에서 북한 식당을 찾아 이제는 가지 못하는 옥류관·청류관의 평양랭면 향수를 달래려는 이들은 놀랄 수밖에 없다. 농마(녹말)가 너무 들어 끈적거리는 시꺼먼 국수 때문이다.
북한에서 애창되는 ‘평양랭면 제일이야’ 두 곡 중 하나를 류전현이 작사·작곡했다. 가사는 “국수면이 참말 질겨, 정말 정말 별맛이야”라 한다. 순메밀면은 질길 수 없다, 뚝뚝 끊어진다.
육수도 마찬가지다. 수령들은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의 적정한 비율로 만든 육수에 동치미를 알맞게 섞어야 ‘찡’한 맛의 육수가 된다고 교시했다. 그런데 북한에서 몇 안 되는 출판된 조리서들에서 평양랭면 조리법이 수령의 교시와 다를 뿐 아니라 서로도 각각 다르다. 고기 비율은 물론이고, 육수와 동치미 비율이 다르다.
수령들은 육수 고유의 맛을 살리기 위해 양념을 넣지 말라고 교시했다. 그런데 옥류관조차 양념을 쓰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아예 양념 전담 부서를 만들고 양념 조리사를 배양하고 있다. 일반의 평양랭면에도 수북한 양념이 고명 사이에 당당하게 자리 잡고 있다. 고기를 구할 수 없어 양념을 넣고, ‘맛내기’(조미료)로 육수를 낸다.
수령의 교시를 받든 순메밀의 히수무레한 사리, 양념 없이 맑은 육수의 평양랭면은 대외선전용일 뿐이다. 2018년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때 김정은이 평양에서 가져온 때뿐이다.
오히려 남쪽에서 북한 수령이 요구하는 평양랭면에 부합하는 평양냉면을 맛볼 수 있다. 순메밀과 양질의 고기 부위로 면과 육수를 낸 평양냉면들이 서로 경쟁하고 있다. 민족음식문화도 식재료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경제가 뒷받침될 때 보존·전승·발전될 수 있다.
7월 27일, ‘정전협정’ 71주년이었다. 분단이 길어질수록 사람에 더해 음식문화에도 다름이 커져간다. 한 민족임을 거부하는 김정은이 우리의 민족음식문화에도 어떤 칼질을 할까?
다시 하나가 되었을 때 어떻게 남북의 땅, 사람, 체제, 정신을 통합해야 할까란 통일준비에 음식도 더해져야 한다.
평양단고기집에서 필자는 먼저 슬며시 일어나 혼자 바깥으로 나왔다. 동행안내자가 없음을 확인하고 거리를 걷다 당구장 표시의 가게로 들어섰다. 우리와 똑 같았다. 왁자지껄한 뿌연 담배 연기 속에 공 마주치는 소리가 요란했다.
얼마가 지나고 등 뒤에서 나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손 선생님도 한 번 하시지요.” 어느새 따라붙은 안내자의 다음 말이 머리를 때렸다. “우리는 선생님처럼 자유롭게 활보하게 하는데, 왜 남쪽에게 간 우리들은 감옥처럼 가둬놓고 철저하게 감시합네까?”
다음날 4개월 만에 옥류관을 다시 찾아 평양랭면을 맛보고, 식당 앞 전경을 기념으로 다시 찍었다.
귀경 후 인화한 사진에는 4개월 전에 찍힌 같은 북한 주민이 옥류관 앞을 지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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