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기웅의 통일토크] "김정은의 러시아 파병, 노림수와 정지작업"(뉴스퀘스트, 2024.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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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998회 작성일 24-10-21 20:57본문
[손기웅의 통일토크] "김정은의 러시아 파병, 노림수와 정지작업"(뉴스퀘스트, 2024.10.21)
https://www.newsquest.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2968
<사진> 지난 6월 19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환영하는 의식이 열렸다. [사진=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사진> 러시아군 장비를 보급받고 있는 북한 병력 [사진=우크라이나군 엑스 캡처/연합뉴스]
김정은의 러시아 파병을 진작 예견했다. 그에게 우크라이나 전쟁은 웃고 싶은데 간질여준 기회였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5개월 때 북한군의 참전을 내다보며 쓴 글이다(“김정은이 우크라이나전에 ‘러시아 지원 용병’ 묘수를 쓰면,” 최보식의 언론, 2022.07.23).
“일방적 압승이 예상되었던 러시아는 전쟁의 진창에 빠져 전세의 향방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중은 더욱 첨예하게 전면적으로 대립하고 있다. 중·러에 힘을 실어주고, 존재감을 확실하게 과시할 수 있는 시기가 지금이라 김정은은 판단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 속에 부상되는 대만 위기론, 요동치는 세계 경제, 이때 함께 흔들어줘야 한다. 북한 대응에만 집중할 수 없는 미국과 서방의 현 상황, 혼이 빠지도록 명확하게 자신의 의지를 보여줄 수 있는 지금이다. 유럽과 대서양을 석권해 가는 나치 대응에 연합군이 허덕일 때, 하와이를 기습하며 태평양 전쟁을 개막했던 일본처럼, 전격적 액션으로 세계정세의 한 축을 구축할 때다.”
“김정은의 문제는 경제다. 통치 자금, 권력층의 기득권 유지, 주민의 최소 생존을 위한 외화가 필요하다. 북한의 돌파구는 ‘용병’ 파견이다.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허덕이는, 예상과 다르게 낮은 전력과 전의의 러시아를 지원하는 것이다. 갈고 닦은 정예의 인민군을 파병할 수 있다... 이미 각국 용병이 활동 중이고, 병력 부족의 러시아가 제시하는 높은 급료도 매력적이다.”
“향후 만약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여 난항에 빠질 경우, 북한은 동맹국 중국도 돕기 위해 파병할 것이라는 굳건한 믿음의 사인을 보여줄 기회이기도 하다.”
예측이 사실로 바뀌었다. 북한의 참전 태세가 심상치 않고, 우크라이나 전황에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우선 파병 부대가 ‘폭풍군단’이라 불리는 최정예 11군단 특수작전부대다. 1968년 1월 21일 청와대를 기습했던 124군 부대를 중심으로 1969년 창설된 특수8군단이 모체로, 1983년 북한은 이를 확대·개편해 만들었다.
러시아군 장비를 보급받고 있는 북한 병력 [사진=우크라이나군 엑스 캡처/연합뉴스]
폭풍군단의 주임무는 우리 수도권 혹은 후방에 침투해 기습 공격으로 전방 진격로 확보, 후방 교란, 테러 감행이다. 당연히 훈련 강도는 최상이다. 코로나-19 시기 김정은은 이 부대를 북·중 국경에 보내 통제토록 했다.
김정은은 파병을 결정하면서 북한군의 우수성을 확실히 보여주기 위해서, 푸틴이 추가 파병을 종용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 최정예의 특수부대를 선택했을 것이다. 그 기대는 북한군이 맡을 임무에 달렸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허(虛)를 때려 2024년 8월 6일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를 급습했고, 푸틴이 아직까지 실지를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북한군을 여기에 배치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이 경우 김정은이나 푸틴이 참호전이나 지구전으로 북한의 특수작전군을 총알받이로 소모할 만큼 어리석지는 않을 것이다.
창피를 맞본 푸틴, 자존심을 살리고 전황을 역전시킬 무언가를 보여야 한다. 김정은의 경우, 파병의 중요 목적 중 하나가 향후 한반도 무력 통일 대비 실전 경험 축적이기 때문에 폭풍군단이 단순 방어용, 진지용이 아닌 고유의 특수임무에 활용되기를 기대할 것이다.
푸틴·김정은, 후방 침투란 특수작전용으로 교육·훈련된 폭풍군단군을 쿠르스크 맞은편 우크라이나 국경지역 수미와 훨씬 내륙에 위치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사이에 침투시켜 전세를 뒤집으려 할 공산이 있다.
러·북 연합작전이 될 것이다. 북한군 단독 작전일 경우 직면해야 할 국제적 파장이 너무 크고, 러시아군이 배제될 경우 푸틴의 자존심이 회복은커녕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찌되었건 폭풍군단이 그 이름에 걸맞는 활약을 보이려 움직일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멸적의 불소나기를 퍼붓는’ 신군(神軍)으로 세뇌시킨 김정은과 북한 군부가 북한 주민과 세계 앞에 초라해진다.
두 번째 주목 사항은 참전 규모다. 현재 4개 여단 1만2천 명 정도로 알려져 있으나, 추가 파병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야 한다.
북한군이 전과를 보이고 능력이 검증되면 푸틴이 증파를 요구할 것이다. 반대로 손실이 크면 클수록 그것을 만회하기 위해 김정은이 증파를 제안할 것이다.
여기에 더해 김정은은 가능한 최대치의 파병을 고려하고 있을 것이다. 파병이 그에게는 ‘루블 박스(rubl box)’임에 더해, 간절한 러시아 군사기술지원의 담보이기 때문이다. 참전 북한군이 전투에서 흘린 피가 많으면 많을수록 ICBM 대기권 재진입, 군사첩보위성, SLBM 투발, 핵추진잠수함 등에 러시아 기술지원의 지렛대가 클 것으로 보는 김정은이다.
김일성도 김정일도 하지 못한 대규모 파병을 앞두고 김정은은 두 가지 정지작업을 했다. 나름 치밀했다.
첫째, 러시아와 사실상의 군사동맹관계 형성이다. 지난 6월 19일 북·러 정상회담에서 김정은·푸틴은 “쌍방 중 어느 일방이 무력침공을 받아 전쟁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 타방은 지체 없이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는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에 서명했다.
대부분 향후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생했을 경우 러시아의 참전을 떠올렸으나, 김정은·푸틴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이 조약을 이용할 것이다. 아직까지 파병에 김정은·푸틴은 입 닫고 있으나, 국제적 비난에 이 조약으로 맞설 것이다. 더구나 8월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영토 쿠르스크 침공을 북·러 조약의 발효 근거로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한반도에 극도의 긴장 조성이다. 폭풍군단은 인민군 최정예 부대이고, 병력 증파가 이뤄지면 그 수가 얼마나 될지 짐작할 수 없는 김정은이다. 최정예부대의 해외 파병에 따른 안보 불안을 자연 걱정할 수밖에 없다.
물론 이때 안보 불안은 외부로부터의 침략에 대응하기 위한 안보력 약화에 의한 불안이 아니다. 지난해부터 조금씩 가시적으로 나타나는 주민 불만에 대한, 국내적 불안에 대한 대응력 약화에 의한 안보 불안이다.
지난해 지방인민회의 선거에서 나타났던 주민들의 반대표, 보안당국이 만든 동영상이 보여주는 주민들 내 체제 전복 혁명 모의, 금년 초 중국 파견 북한 근로자들의 불만에 의한 폭동, 3대 악법(반동사상문화배격법, 청년교양보장법, 평양문화어보호법)을 만들어야 할 정도로 확산된 주민 내 남한 사조, 해외 주재 외교관 탈북 등 심상치 않은 동향을 모를 리 없는 김정은이다.
여기에 금년 9월 9일 정권 수립일, 추석, 10월 10일 당 창건일에도 주민들에게 변변한 선물 하나 돌릴 수 없었던 김정은이다. 매년 발생하는 홍수 피해를 막을 방도가 없는 김정은이다.
주민 불만을 누르고 돌리기 위한 김정은의 선택, 한반도 긴장을 가지껏 끌어올리는 일이다. ‘2민족·2국가’ 주장과 헌법 개정을 통해 우리를 ‘철저한 적대국가’로 규정하고, 군사분계선에 콘크리트 장벽을 구축하고, 동·서쪽의 남북 연결 도로·철도를 파괴하고, 예기치 않았겠지만 무인기 침투를 적극 활용해 전쟁 분위기를 북돋우고 있다.
여기에 천하무적이란 폭풍군단의 신화가 무참히 깨지고, 자식이 해외 전장에서 무참히 죽어나간다면, 주민들이 어떻게 나올까란 우려까지 김정은이 계산했을지도 모른다.
주민 억제·통제·단속 강도가 자연스럽게 올라가고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 애국심에 불탄 약 140만 명의 청년들이 군대에 입대하거나 복귀했다고 한다. “적을 멸절시키는 성전을 벌이겠다”고 결의했다고 한다.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김정은의 러시아 파병을 확인하는 정보 공개로 국정원이 북한 파병을 진작에 파악했음이 밝혀졌다. 최첨단 최고의 정보망을 가진 미국은 더 빨리 알았을 것이다.
국정원의 북한 파병 확인 시점이 묘하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최대 위기에 빠진 국내 정국에 물 타기란 주장도 있다.
김정은의 전쟁 분위기 조성으로 진짜 전쟁이 터지는 것이 아니냐는 국내적 우려를 진정시키기 위한 국정원의 조처로 볼 수도 있다.
최정예 부대를 대거 해외로 파병해야 하는 마당에 김정은이 전면전을 일으킬 수는 없다는 메시지를 국민에게 전하기 위해서.
그렇다고 해도 긴장 고조를 위한 김정은의 전방 지역 총격 도발 가능성은 상존한다.
파병에, 도발에 외교·안보·통일·대북정책을 집권 전반기에 정상화시킨 윤석열 정부가 실전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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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지난 6월 19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환영하는 의식이 열렸다. [사진=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사진> 러시아군 장비를 보급받고 있는 북한 병력 [사진=우크라이나군 엑스 캡처/연합뉴스]
김정은의 러시아 파병을 진작 예견했다. 그에게 우크라이나 전쟁은 웃고 싶은데 간질여준 기회였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5개월 때 북한군의 참전을 내다보며 쓴 글이다(“김정은이 우크라이나전에 ‘러시아 지원 용병’ 묘수를 쓰면,” 최보식의 언론, 2022.07.23).
“일방적 압승이 예상되었던 러시아는 전쟁의 진창에 빠져 전세의 향방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중은 더욱 첨예하게 전면적으로 대립하고 있다. 중·러에 힘을 실어주고, 존재감을 확실하게 과시할 수 있는 시기가 지금이라 김정은은 판단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 속에 부상되는 대만 위기론, 요동치는 세계 경제, 이때 함께 흔들어줘야 한다. 북한 대응에만 집중할 수 없는 미국과 서방의 현 상황, 혼이 빠지도록 명확하게 자신의 의지를 보여줄 수 있는 지금이다. 유럽과 대서양을 석권해 가는 나치 대응에 연합군이 허덕일 때, 하와이를 기습하며 태평양 전쟁을 개막했던 일본처럼, 전격적 액션으로 세계정세의 한 축을 구축할 때다.”
“김정은의 문제는 경제다. 통치 자금, 권력층의 기득권 유지, 주민의 최소 생존을 위한 외화가 필요하다. 북한의 돌파구는 ‘용병’ 파견이다.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허덕이는, 예상과 다르게 낮은 전력과 전의의 러시아를 지원하는 것이다. 갈고 닦은 정예의 인민군을 파병할 수 있다... 이미 각국 용병이 활동 중이고, 병력 부족의 러시아가 제시하는 높은 급료도 매력적이다.”
“향후 만약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여 난항에 빠질 경우, 북한은 동맹국 중국도 돕기 위해 파병할 것이라는 굳건한 믿음의 사인을 보여줄 기회이기도 하다.”
예측이 사실로 바뀌었다. 북한의 참전 태세가 심상치 않고, 우크라이나 전황에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우선 파병 부대가 ‘폭풍군단’이라 불리는 최정예 11군단 특수작전부대다. 1968년 1월 21일 청와대를 기습했던 124군 부대를 중심으로 1969년 창설된 특수8군단이 모체로, 1983년 북한은 이를 확대·개편해 만들었다.
러시아군 장비를 보급받고 있는 북한 병력 [사진=우크라이나군 엑스 캡처/연합뉴스]
폭풍군단의 주임무는 우리 수도권 혹은 후방에 침투해 기습 공격으로 전방 진격로 확보, 후방 교란, 테러 감행이다. 당연히 훈련 강도는 최상이다. 코로나-19 시기 김정은은 이 부대를 북·중 국경에 보내 통제토록 했다.
김정은은 파병을 결정하면서 북한군의 우수성을 확실히 보여주기 위해서, 푸틴이 추가 파병을 종용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 최정예의 특수부대를 선택했을 것이다. 그 기대는 북한군이 맡을 임무에 달렸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허(虛)를 때려 2024년 8월 6일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를 급습했고, 푸틴이 아직까지 실지를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북한군을 여기에 배치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이 경우 김정은이나 푸틴이 참호전이나 지구전으로 북한의 특수작전군을 총알받이로 소모할 만큼 어리석지는 않을 것이다.
창피를 맞본 푸틴, 자존심을 살리고 전황을 역전시킬 무언가를 보여야 한다. 김정은의 경우, 파병의 중요 목적 중 하나가 향후 한반도 무력 통일 대비 실전 경험 축적이기 때문에 폭풍군단이 단순 방어용, 진지용이 아닌 고유의 특수임무에 활용되기를 기대할 것이다.
푸틴·김정은, 후방 침투란 특수작전용으로 교육·훈련된 폭풍군단군을 쿠르스크 맞은편 우크라이나 국경지역 수미와 훨씬 내륙에 위치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사이에 침투시켜 전세를 뒤집으려 할 공산이 있다.
러·북 연합작전이 될 것이다. 북한군 단독 작전일 경우 직면해야 할 국제적 파장이 너무 크고, 러시아군이 배제될 경우 푸틴의 자존심이 회복은커녕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찌되었건 폭풍군단이 그 이름에 걸맞는 활약을 보이려 움직일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멸적의 불소나기를 퍼붓는’ 신군(神軍)으로 세뇌시킨 김정은과 북한 군부가 북한 주민과 세계 앞에 초라해진다.
두 번째 주목 사항은 참전 규모다. 현재 4개 여단 1만2천 명 정도로 알려져 있으나, 추가 파병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야 한다.
북한군이 전과를 보이고 능력이 검증되면 푸틴이 증파를 요구할 것이다. 반대로 손실이 크면 클수록 그것을 만회하기 위해 김정은이 증파를 제안할 것이다.
여기에 더해 김정은은 가능한 최대치의 파병을 고려하고 있을 것이다. 파병이 그에게는 ‘루블 박스(rubl box)’임에 더해, 간절한 러시아 군사기술지원의 담보이기 때문이다. 참전 북한군이 전투에서 흘린 피가 많으면 많을수록 ICBM 대기권 재진입, 군사첩보위성, SLBM 투발, 핵추진잠수함 등에 러시아 기술지원의 지렛대가 클 것으로 보는 김정은이다.
김일성도 김정일도 하지 못한 대규모 파병을 앞두고 김정은은 두 가지 정지작업을 했다. 나름 치밀했다.
첫째, 러시아와 사실상의 군사동맹관계 형성이다. 지난 6월 19일 북·러 정상회담에서 김정은·푸틴은 “쌍방 중 어느 일방이 무력침공을 받아 전쟁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 타방은 지체 없이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는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에 서명했다.
대부분 향후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생했을 경우 러시아의 참전을 떠올렸으나, 김정은·푸틴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이 조약을 이용할 것이다. 아직까지 파병에 김정은·푸틴은 입 닫고 있으나, 국제적 비난에 이 조약으로 맞설 것이다. 더구나 8월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영토 쿠르스크 침공을 북·러 조약의 발효 근거로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한반도에 극도의 긴장 조성이다. 폭풍군단은 인민군 최정예 부대이고, 병력 증파가 이뤄지면 그 수가 얼마나 될지 짐작할 수 없는 김정은이다. 최정예부대의 해외 파병에 따른 안보 불안을 자연 걱정할 수밖에 없다.
물론 이때 안보 불안은 외부로부터의 침략에 대응하기 위한 안보력 약화에 의한 불안이 아니다. 지난해부터 조금씩 가시적으로 나타나는 주민 불만에 대한, 국내적 불안에 대한 대응력 약화에 의한 안보 불안이다.
지난해 지방인민회의 선거에서 나타났던 주민들의 반대표, 보안당국이 만든 동영상이 보여주는 주민들 내 체제 전복 혁명 모의, 금년 초 중국 파견 북한 근로자들의 불만에 의한 폭동, 3대 악법(반동사상문화배격법, 청년교양보장법, 평양문화어보호법)을 만들어야 할 정도로 확산된 주민 내 남한 사조, 해외 주재 외교관 탈북 등 심상치 않은 동향을 모를 리 없는 김정은이다.
여기에 금년 9월 9일 정권 수립일, 추석, 10월 10일 당 창건일에도 주민들에게 변변한 선물 하나 돌릴 수 없었던 김정은이다. 매년 발생하는 홍수 피해를 막을 방도가 없는 김정은이다.
주민 불만을 누르고 돌리기 위한 김정은의 선택, 한반도 긴장을 가지껏 끌어올리는 일이다. ‘2민족·2국가’ 주장과 헌법 개정을 통해 우리를 ‘철저한 적대국가’로 규정하고, 군사분계선에 콘크리트 장벽을 구축하고, 동·서쪽의 남북 연결 도로·철도를 파괴하고, 예기치 않았겠지만 무인기 침투를 적극 활용해 전쟁 분위기를 북돋우고 있다.
여기에 천하무적이란 폭풍군단의 신화가 무참히 깨지고, 자식이 해외 전장에서 무참히 죽어나간다면, 주민들이 어떻게 나올까란 우려까지 김정은이 계산했을지도 모른다.
주민 억제·통제·단속 강도가 자연스럽게 올라가고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 애국심에 불탄 약 140만 명의 청년들이 군대에 입대하거나 복귀했다고 한다. “적을 멸절시키는 성전을 벌이겠다”고 결의했다고 한다.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김정은의 러시아 파병을 확인하는 정보 공개로 국정원이 북한 파병을 진작에 파악했음이 밝혀졌다. 최첨단 최고의 정보망을 가진 미국은 더 빨리 알았을 것이다.
국정원의 북한 파병 확인 시점이 묘하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최대 위기에 빠진 국내 정국에 물 타기란 주장도 있다.
김정은의 전쟁 분위기 조성으로 진짜 전쟁이 터지는 것이 아니냐는 국내적 우려를 진정시키기 위한 국정원의 조처로 볼 수도 있다.
최정예 부대를 대거 해외로 파병해야 하는 마당에 김정은이 전면전을 일으킬 수는 없다는 메시지를 국민에게 전하기 위해서.
그렇다고 해도 긴장 고조를 위한 김정은의 전방 지역 총격 도발 가능성은 상존한다.
파병에, 도발에 외교·안보·통일·대북정책을 집권 전반기에 정상화시킨 윤석열 정부가 실전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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