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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웅의 통일토크] "광화문 광장에 태극기와 함께 '통일염원비' 세워야"(뉴스퀘스트, 2024.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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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203회 작성일 24-09-19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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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서울시민 절반이 광화문 광장에 국가상징공간을 조성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위한 구체적 상징물로 '통일염원비'를 설치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그래픽=서울시]

<사진> 북한 식당의 평양랭면과 오징어튀김[사진=필자]

[손기웅의 통일토크] "광화문 광장에 태극기와 함께 '통일염원비' 세워야"(뉴스퀘스트, 2024.09.17)

https://www.newsquest.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1427

동포들이 여전한 삶을 살고 있다. 코로나 전염병 이후 처음 찾은 신의주다. 새로 칠한 큰 건물 사이마다, 고단한 일상이 구석구석 그대로 묻어난다. 고철 수준의 묶인 배들 앞으로 녹슨 배가 가쁜 소리로 강물을 헤치고 있다.

펑리위안(시진핑 주석 부인)의 ‘나의 조국’이 울리는 압록강철교 일대에는 형형색색의 관광객들로 북적이는데 북한 쪽은 적막강산이다. 더 현란해진 단동 스카이라인이 불을 뿜는데 건너편은 고요의 암흑천지다.

삭주 쪽 강변에는 철조망벽이 끝없이 새로 섰다. 어설픈 콘크리트 지주에는 전선 연결도 보인다. 순찰 도는 인민군 뒤로 옥수수가 무성하다.

그래도 살아내고 있고, 추석이 다가온다.

김정은이 9월 13일 우라늄 농축시설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핵병기들을 기하급수적으로 늘이자면 우리는 지금 이룩한 성과에 자만하지 말고 원심분리기대수를 더 많이 늘이는것과 함께 원심분리기의 개별분리능을 더욱 높이며 이미 완성단계에 이른 새형의 원심분리기도입사업도 계획대로 내밀어 무기급핵물질생산토대를 더한층 강화해야 한다”면서, 핵 무력을 “질량적으로, 지속적으로, 가속적으로 다져나가기 위한 력사적사명의 가장 중차대한 책임”을 강조했다.

의도에 분석이 분분하나, 미 대선을 앞두고 핵 보유국을 과시하여 누가 대통령이 되건 핵 폐기란 어림없다는 압박용이란 주장이 중론이다. 현 상황이 이 정도이니 빨리 대화에 나서라는 협박이기도 하다.

그런 이유도 있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김정은이다.

같은 날 “포차의 주행계통을 더욱 발전시키고 화력복무전공정을 완전자동화”했다는 신형 600㎜ 방사포 부대를 방문해 불 뿜는 사격 현장을 보여주었고, 9월 11일에는 인민군 ‘특수작전무력훈련기지’를 현지 시찰했다.

“우리 군대는 오늘 당장 전쟁이 일어난다 하더라도 즉시 일거에 적들을 억제해버리고 무자비하게 쓸고나가 완전히 평정해치울수 있게 만반으로 준비되여있어야 한다고, 총을 틀어쥔 군인들에게 있어서 강도높은 실전훈련에 몸과 마음을 다 바치는것이 곧 국가와 인민에 대한 제일가는 애국심이고 충성심이며 제1의 혁명임무”라며 전쟁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12일에는 동해로 ‘미싸일’을 발사하고, 오물풍선폭탄도 연이어 날리고 있다.

공화국 창건 76년(이른바 9.9절)을 맞아도, 추석을 앞두고서도 주민에게 무엇 하나 제대로 선물 돌릴 형편이 되지 않는 김정은이다. 군사무력 시위로 때우려는, 인민의 마음을 잡으려는 술책이다.

홍수로 수천 명이 목숨을 잃었다. 정색하고 부정했지만 속속 드러나는 참상에 간부들을 처형하고 숙청했다. 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못한 책임을 물었지만, 세울 수 없는 형편임을 자신도 알고, 자기에도 비난 소리와 눈초리가 겨눠지는 현실을 모를 리 없는 김정은이다.

지난해 9.9절엔 딸 주애를 대동하고 화려한 열병식을 벌였다. 이번에는 열병 없는 경축식만 진행하고, 참석조차 하지 않았다.

세계최강의 미국과 대결하기 위한 무력 건설의 성과를 공개적으로 과시하는 다른 한편으로 그렇기 때문에 인민들은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고, 지금의 어려움이 모두 미 제국주의와 그 두리의 앞잡이들 때문이라는 선전선동이다.

한 번 두 번이지, 아무 소리 않는다고 주민들이 마냥 속고만 있는 것이 아님을 김정은 자신도 안다. 이번 추석에 무엇이라도 나누어주어 동포들이 고난한 삶 속에도 민족명절의 기분을 느꼈다는 소식을 듣고 싶다.

중국 다른 지역의 북한 식당에서 세 번이나 퇴짜를 맞아 전혀 기대 없이 찾은 한 북한 식당, 조선 사람들이 곧 내려올 테니 그전에 먹으면 된다고 중국 종업원이 자리를 안내한다. 평양랭면은 농마국수였지만, 오징어튀김은 난생 처음의 별미였다. 그렇게 생동감 있는 ㅅ십는 맛의 고소한 튀김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

광화문 광장은 대한민국의 상징 공간이다. 참으로 중요하고 의미가 큰 곳이다. 서울시가 여기에 100m 높이의 태극기게양대를 세운다고 한다.

2021년 ‘통일염원비’를 광화문 광장에 세우고자 서울시청에 협조를 구했다. 거절 이유는 두 가지였다. 이제까지 그런 전례가 없으며, 한 민간단체에 허용하면 다른 단체들도 요구할 것이라 어렵다는 것이다.

광화문 광장에는 이순신 장군과 세종대왕 등 우리 민족의 영웅들을 모셨지만, 우리가 언제까지 과거의 영광만 반추하며 살아야겠느냐,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위한 구심적 상징물도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것이 통일염원이 아니겠는가라 설득했었다.

특정 민간단체 요구 수용이 어렵다는 주장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니, 그렇다면 서울시가 통일염원비를 직접 세워라, 우리는 지원만 하겠다 해도 성사되지 못했다.

통일염원비는 2021년 8월 15일 파주시 민통선 내 무궁화동산에 세워졌다가 금년 6월, 분단과 전쟁과 이산가족의 상징 속초시 아바이마을로 옮겨졌다.

광화문 광장에 통일염원비가 우뚝 세워져 통일 의지가 신의주, 백두산, 온성으로 뻗어가길 소망한다. 흔드는 손에 답례는 않지만, 희미하게 미소 지은 압록강변의 동포가 눈에 잡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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