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기웅의 통일토크] "월간지 '조 선’을 통해 본 김정은 딸 김주애 권력세습 가능성" (뉴스퀘스트, 202…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10회 작성일 25-01-13 12:21본문
[손기웅의 통일토크] "월간지 '조 선’을 통해 본 김정은 딸 김주애 권력세습 가능성" (뉴스퀘스트, 2025.01.13)
https://www.newsquest.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7778
[사진=‘조선’ 2022년 12월호 캡쳐]
[사진= ‘조선’ 2023년 3월호 캡쳐]
[사진= ‘조선’ 2023년 3월호 캡쳐]
[사진=‘조선’ 2023년 4월호 캡쳐]
[사진=‘조선’ 2023년 4월호 캡쳐]
[사진=‘조선’ 2024년 1월호 캡쳐]
[사진=‘조선’ 2024년 6월호 캡쳐]
[사진=‘조선’ 2024년 12월호 캡쳐]
‘조선’은 북한 조선화보사가 출간하는 대표적인 대외선전용 잡지다. 영문판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외에 중국어, 러시아어, 프랑스어로도 발간한다. 월간이며 특별한 경우에는 특별판을 발행하기도 한다.
화보집 ‘조선’은 그야말로 최고다. 수십 년 전 우리의 빛바랜 인쇄물을 보는 것과 같은, 조악한 지질(紙質)의 북한 여느 출판물과는 확연히 다르다. 2007년 평양을 방문했을 때 김일성 광장 주석단 뒤에 위치한 인민대학습당에 놓인 두꺼운 의학전문서적, 아차하면 부스러질 것 같은 종이를 넘기며 조마조마했었다.
경제사정으로 북한이 발간하는 제한된 출판물 가운데 ‘조선’에 따를 것이 없다. 찬란하고 현란한 촬영과 칼라인쇄 수준은 물론이고, 종이도 최상급이라 세계 어디 내어놔도 손색없다.
당연히 김정은은 물론이고 김일성·김정일 일대기의 선전선동이 주과제다. 체제와 정책은 물론이고 북한 산천 전반에 걸쳐 과시하고 싶은 내용을 선별해 제작한다.
북한 실태를 직접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북한이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해 가장 중요하고 자랑스러운 것으로 소개하고자 하는 내용을 담은 ‘조선’은 북한 수령과 체제의 의도를 파악하는데 유용한 수단이다.
지난주 칼럼에 소개한 2025년 새해경축공연 주석단에 놓인 ‘스노글로브(snow globe)’가 자꾸 눈에 밟힌다. 북한이 아닌 세계 어느 국가 정상의 자리에 그것이 놓일까, 놓일 수 있을까.
언제부터일까. 지난 10년의 ‘조선’을 김주애의 등장과 함께 살펴보았다.
김주애가 화보집 ‘조선’에 처음으로 나타난 것은 2022년 12월호다. 만 10살이 되지 않은 김주애가 11월 18일 대륙간탄도탄(ICBM)인 ‘화성포-17형’ 발사 현장에 김정은과 함께 참관한 장면이다. 리설주도 있었음에도 ‘조선’은 다정하게 두 손을 꼭 잡은 김정은·김주애 부녀(父女)만 부각했다.
당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을 “세계적인 핵강국, 최강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보유국의 위용을 만천하에 떨친 날” “우리식 국방발전의 성스러운 려정에 특기할 대사변이 이룩된 날”로 보도했다. 이날을 ‘미사일 공업절’로 지정하고 기념하기 위해 북한은 2023년 11월 5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상무회의를 열어 전원 찬성으로 채택했다.
단순히 ICBM 발사가 성공했기 때문만이 아니라 여기에 김정은과 김주애가 함께, 김주애가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날임을 기념하고 계속 선전선동하기 위함이 분명하다.
[사진=‘조선’ 2022년 12월호 캡쳐]
‘조선’에서 김주애의 두 번째 등장은 2023년 3월호로 2월 7일 개최된 인민군 창건(2월 8일의 이른바 건군절) 75돌 경축 기념연회에 참석한 것이다. 역시 리설주도 참석했지만, 많은 장성들을 병풍처럼 세워놓고 김정은은 리설주와 사이에 김주애를 가운데 놓고 사진을 찍게 했다. 2월 8일 밤에 열린 축하 열병식에도 김정은은 손잡은 김주애를 가운데 두고 리설주와 함께 인민군을 사열하고 주석단에 올랐다.
전년도 김주애의 공식 등장에 여러 설이 있었지만, 이것으로 김주애 등장의 공식화·정례화를 알렸다. 두 번 다 군 관련 행사였다.
[사진= ‘조선’ 2023년 3월호 캡쳐]
[사진= ‘조선’ 2023년 3월호 캡쳐]
다음달 ‘조선’ 4월호에서 김주애는 리설주 없이 혼자 김정은 곁을 지켰다. 3월 9일 김정은이 서부전선 화성포병부대의 화력습격훈련을 현지 지도한 때였다. 3월 16일 진행된 ‘화성포-17형’ 발사훈련과 3월 18∼19일 전술핵운용부대들의 핵반격 가상 종합전술훈련에도 김주애는 김정은과 함께 참관했다.
한 달에 세 번이나 중요한 군사훈련에 김주애가 어머니 리설주 없이 혼자 김정은과 함께한 것, 그것을 ‘조선’을 통해 대내외에 보여준 것은 큰 의미를 지니지 않을 수 없다.
[사진=‘조선’ 2023년 4월호 캡쳐]
[사진=‘조선’ 2023년 4월호 캡쳐]
다음달 ‘조선’ 5월호에도 김주애가 역시 세 번 등장했다. 4월 13일 고체연료 추진체계 기반 ICBM ‘화성포-18형’ 첫 시험발사 현장에 리설주와 김여정과 동행 참관했다.
김일성 생일인 4월 15일 태양절을 맞아 4월 17일 진행된 체육경기에는 김주애가 리설주 없이 주석단에 올라 관람했으며, 4월 18일 역시 김정은과 둘이서 ‘국가우주개발국(NADA: National Aerospace Development Administration)’과 ‘우주과학연구원’을 방문해 군사정찰위성의 조속한 발사를 지도했다.
‘조선’ 6월호는 김정은의 5월 16일 비상설위성발사준비위원회 현지 지도에 동행한 김주애를 담았다.
9월호 ‘조선’은 8월 28일 인민군 해군절을 맞아 해군사령부를 방문한 김정은과 김주애를 보여주었다. 전날에 열린 기념 연회에는 김주애가 리설주와 함께 자리했다.
10월호는 정권 수립(이른바 9·9절) 75주년을 기념해 9월 8일 열린 민방위무력열병식에서 김주애가 주석단에 올라 김정은 옆자리를 지켰다. 리설주는 보이지 않았다.
2024년 ‘조선’은 1월호부터 김주애 알리기에 나섰다. 2023년 12월 31일 밤 평양 5월 1일 경기장에서 열린 2024년 새해 축하 대예술공연에 김주애는 김정은·리설주와 함께 참석했다.
이들이 자리한 주석단에 ‘스노글로브’가 이때 처음으로 모습을 보였다. 2024년 12월 31일 밤 같은 장소에서 열린 2025년 새해경축공연의 주석단에 놓인 것과 모양은 달랐다.
[사진=‘조선’ 2024년 1월호 캡쳐]
1월호는 또한 김주애가 1월 5일 김정은의 ICBM ‘화성포-18형’ 이동식발사대(TEL: Transporter Erector Launcher)를 포함한 중요군용대차 생산공장 현지 지도에 동행한 것과 2023년 12월 18일 진행된 ‘화성포-18형’ 발사훈련에 김정은과 함께 참관한 모습도 실었다. 훈련에는 리설주도 동행한 것으로 보이나, 사진에는 뒷모습만 보여주며 감추었다.
2024년 3월호는 지난해에 이어 2월 8일 건군절 76돌을 맞아 김정은과 함께 국방성을 축하 방문하고 사열을 받는, 그리고 축하 연회에 참여한 김주애를 보여주었다. 리설주는 보이지 않았다.
‘조선’ 6월호는 5월 14일 평양 전위거리 준공식에 참석한 김주애를 실었다. 그 동안 군(軍) 관련 행사에만 참여한 김주애를 보여주었으나, 처음으로 비군(非軍) 행사 등장도 대내외에 알린 것이다. 만 11세에 어울리지 않는 성숙한 차림새로 주목받았다.
[사진=‘조선’ 2024년 6월호 캡쳐]
‘조선’ 11월호는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9주년을 맞아 당 중앙간부학교에서 거행된 기념공연과 기념연회에 참여한 김주애를 보여주었는데, 역시 주석단에는 작은 유리 글로브가 놓였다. 공연과 연회의 주석단에 리설주가 아니라 외무상 최선희가 자리 잡아 이채로웠다.
‘조선’ 12월호는 11월 21일 개막한 ‘국방발전-2024 무기장비전시회’ 기념 콘서트에 참가한 김정은을 보여주었다. 특이한 것은 김주애가 사진에 없는데 김정은이 조용원 당 조직지도부장,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군 장성들과 함께한 주석단에 꽃이 든 유리 글로브가 놓였다는 점이다.
사진에 보이지 않으나 김주애가 참석했을 수도 있지만, 김주애가 앉는 주석단에 유리 글로브를 놓는 것이 그들도 ‘좀 심하다는 생각’에 아예 주석단에 스노글로브나 ‘플라워글로브(flower globe)’를 놓는 것을 관례로 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김주애가 참석하지 않은 다른 행사의 주석단에 유리 글로브가 없는 경우가 있는 것을 보면 좀 더 추적이 필요하다.
[사진=‘조선’ 2024년 12월호 캡쳐]
곧 발간될 ‘조선’ 2025년 1월호에는 지난주 칼럼에서 소개한 바와 같이 리설주 없이 김정은·김주애 만이 푸틴이 선물한, 러시아판 롤스로이스 ‘아우루스’를 타고 와 손을 잡은 채 입장하고, 스노글로브가 놓여진 주석단에 않아 새해축하공연을 주민들의 환호 속에 즐기는 모습이 담길 것이다.
살펴본 바와 같이 ‘조선’은 처음에는 리설주와 함께 나타났다가 날이 가면서 혼자 등장하는 김주애를 보여주었다. 리설주는 국빈 방문과 같이 반드시 부부가 함께해야 할 자리에는 등장했지만, 갈수록 출현이 줄었다.
지난해 신년경축공연에는 김정은과 자리를 함께했지만 올해 공연에는 아예 자취를 감췄다. 주석단에는 김정은·김주애와 함께 김여정이 박태성 내각총리, 최룡해 등 최고 실세와 자리를 잡았다.
김씨 일가만이 국내외 주목을 받아야 하고, 김주애는 자리를 굳혔다.
김일성·김정일에 이어 김정은까지, 김씨 독재자들이 대내외에 자랑하고, 권력 세습을 정당화할 수 있는 핵심 근거가 군사무력이다. 김씨 체제가 존속되는 한, 그들이 자랑하는 주체노선이 지속되는 한, 실현될 수 없는 경제 발전과 자유화와 민주화다.
유일하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이 핵무력을 포함한 무기체제와 군수공업이다. ‘미제국주의의 침략 야욕’을 선전선동하며 국가의 재부를 우선 군사부분에 돌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그 성과를 보여주면서 경제적 어려움, 통제된 사회에 대한 주민의 인내를 요구하는 것이다.
그 자랑찬 성과의 자리에 김정은은 김주애를 동행해 그녀도 그 성과에 함께하고 있고, 앞으로도 함께할 것임을 보여주고자 한다. 김주애 첫 등장날을 ‘미사일 공업절’로 지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필자는 김주애의 등장을 김정은의 후계구도로 속단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왔다. 후계자에게는 신변 안전이 최우선이고, 김정은과 마찬가지로 김정은의 아들이 철저한 베일 속에 ‘제왕교육’을 받고 있을 것이다, 결정적 순간에 출현까지의 ‘신비주의’도 권력상징조작에 유용할 것이라고 말해왔다.
김정은은 김주애를 조기 등장시켜 북한의 권력세습에 대한 국내외적 논란을 진작 일으켰고, 그 파도를 지나가게 만들었다.
누가 후계자가 되건 김씨 일가의 네 번째 권력세습은 이 과정에서 이제 이미 기정사실화 되었고, 이것이 김정은이 의도한 노림수였다는 것이 필자의 주장이었다.
그러나 김주애를 계속 등장시켜 북한 주민이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하는 상황을 만드는, 리설주는 물론이고 김여정조차 김주애 옆에 설 수 없게 만드는 김정은을 볼 때, 그리고 김주애가 나타난 자리가 대부분 군과 무력 과시 관련 행사였다는 점에서, 비군 관련 행사에도 등장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김주애의 후계 가능성에도 무게를 둘 수밖에 없다고 여기게 된다.
물론 김정은에게 아들이 있고 일부 입방아와 달리 지극히 정상이라면, 아들이 후계자로 등극할 때까지 김주애는 ‘페이스메이커(pacemaker)’일 것이다.
https://www.newsquest.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7778
[사진=‘조선’ 2022년 12월호 캡쳐]
[사진= ‘조선’ 2023년 3월호 캡쳐]
[사진= ‘조선’ 2023년 3월호 캡쳐]
[사진=‘조선’ 2023년 4월호 캡쳐]
[사진=‘조선’ 2023년 4월호 캡쳐]
[사진=‘조선’ 2024년 1월호 캡쳐]
[사진=‘조선’ 2024년 6월호 캡쳐]
[사진=‘조선’ 2024년 12월호 캡쳐]
‘조선’은 북한 조선화보사가 출간하는 대표적인 대외선전용 잡지다. 영문판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외에 중국어, 러시아어, 프랑스어로도 발간한다. 월간이며 특별한 경우에는 특별판을 발행하기도 한다.
화보집 ‘조선’은 그야말로 최고다. 수십 년 전 우리의 빛바랜 인쇄물을 보는 것과 같은, 조악한 지질(紙質)의 북한 여느 출판물과는 확연히 다르다. 2007년 평양을 방문했을 때 김일성 광장 주석단 뒤에 위치한 인민대학습당에 놓인 두꺼운 의학전문서적, 아차하면 부스러질 것 같은 종이를 넘기며 조마조마했었다.
경제사정으로 북한이 발간하는 제한된 출판물 가운데 ‘조선’에 따를 것이 없다. 찬란하고 현란한 촬영과 칼라인쇄 수준은 물론이고, 종이도 최상급이라 세계 어디 내어놔도 손색없다.
당연히 김정은은 물론이고 김일성·김정일 일대기의 선전선동이 주과제다. 체제와 정책은 물론이고 북한 산천 전반에 걸쳐 과시하고 싶은 내용을 선별해 제작한다.
북한 실태를 직접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북한이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해 가장 중요하고 자랑스러운 것으로 소개하고자 하는 내용을 담은 ‘조선’은 북한 수령과 체제의 의도를 파악하는데 유용한 수단이다.
지난주 칼럼에 소개한 2025년 새해경축공연 주석단에 놓인 ‘스노글로브(snow globe)’가 자꾸 눈에 밟힌다. 북한이 아닌 세계 어느 국가 정상의 자리에 그것이 놓일까, 놓일 수 있을까.
언제부터일까. 지난 10년의 ‘조선’을 김주애의 등장과 함께 살펴보았다.
김주애가 화보집 ‘조선’에 처음으로 나타난 것은 2022년 12월호다. 만 10살이 되지 않은 김주애가 11월 18일 대륙간탄도탄(ICBM)인 ‘화성포-17형’ 발사 현장에 김정은과 함께 참관한 장면이다. 리설주도 있었음에도 ‘조선’은 다정하게 두 손을 꼭 잡은 김정은·김주애 부녀(父女)만 부각했다.
당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을 “세계적인 핵강국, 최강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보유국의 위용을 만천하에 떨친 날” “우리식 국방발전의 성스러운 려정에 특기할 대사변이 이룩된 날”로 보도했다. 이날을 ‘미사일 공업절’로 지정하고 기념하기 위해 북한은 2023년 11월 5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상무회의를 열어 전원 찬성으로 채택했다.
단순히 ICBM 발사가 성공했기 때문만이 아니라 여기에 김정은과 김주애가 함께, 김주애가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날임을 기념하고 계속 선전선동하기 위함이 분명하다.
[사진=‘조선’ 2022년 12월호 캡쳐]
‘조선’에서 김주애의 두 번째 등장은 2023년 3월호로 2월 7일 개최된 인민군 창건(2월 8일의 이른바 건군절) 75돌 경축 기념연회에 참석한 것이다. 역시 리설주도 참석했지만, 많은 장성들을 병풍처럼 세워놓고 김정은은 리설주와 사이에 김주애를 가운데 놓고 사진을 찍게 했다. 2월 8일 밤에 열린 축하 열병식에도 김정은은 손잡은 김주애를 가운데 두고 리설주와 함께 인민군을 사열하고 주석단에 올랐다.
전년도 김주애의 공식 등장에 여러 설이 있었지만, 이것으로 김주애 등장의 공식화·정례화를 알렸다. 두 번 다 군 관련 행사였다.
[사진= ‘조선’ 2023년 3월호 캡쳐]
[사진= ‘조선’ 2023년 3월호 캡쳐]
다음달 ‘조선’ 4월호에서 김주애는 리설주 없이 혼자 김정은 곁을 지켰다. 3월 9일 김정은이 서부전선 화성포병부대의 화력습격훈련을 현지 지도한 때였다. 3월 16일 진행된 ‘화성포-17형’ 발사훈련과 3월 18∼19일 전술핵운용부대들의 핵반격 가상 종합전술훈련에도 김주애는 김정은과 함께 참관했다.
한 달에 세 번이나 중요한 군사훈련에 김주애가 어머니 리설주 없이 혼자 김정은과 함께한 것, 그것을 ‘조선’을 통해 대내외에 보여준 것은 큰 의미를 지니지 않을 수 없다.
[사진=‘조선’ 2023년 4월호 캡쳐]
[사진=‘조선’ 2023년 4월호 캡쳐]
다음달 ‘조선’ 5월호에도 김주애가 역시 세 번 등장했다. 4월 13일 고체연료 추진체계 기반 ICBM ‘화성포-18형’ 첫 시험발사 현장에 리설주와 김여정과 동행 참관했다.
김일성 생일인 4월 15일 태양절을 맞아 4월 17일 진행된 체육경기에는 김주애가 리설주 없이 주석단에 올라 관람했으며, 4월 18일 역시 김정은과 둘이서 ‘국가우주개발국(NADA: National Aerospace Development Administration)’과 ‘우주과학연구원’을 방문해 군사정찰위성의 조속한 발사를 지도했다.
‘조선’ 6월호는 김정은의 5월 16일 비상설위성발사준비위원회 현지 지도에 동행한 김주애를 담았다.
9월호 ‘조선’은 8월 28일 인민군 해군절을 맞아 해군사령부를 방문한 김정은과 김주애를 보여주었다. 전날에 열린 기념 연회에는 김주애가 리설주와 함께 자리했다.
10월호는 정권 수립(이른바 9·9절) 75주년을 기념해 9월 8일 열린 민방위무력열병식에서 김주애가 주석단에 올라 김정은 옆자리를 지켰다. 리설주는 보이지 않았다.
2024년 ‘조선’은 1월호부터 김주애 알리기에 나섰다. 2023년 12월 31일 밤 평양 5월 1일 경기장에서 열린 2024년 새해 축하 대예술공연에 김주애는 김정은·리설주와 함께 참석했다.
이들이 자리한 주석단에 ‘스노글로브’가 이때 처음으로 모습을 보였다. 2024년 12월 31일 밤 같은 장소에서 열린 2025년 새해경축공연의 주석단에 놓인 것과 모양은 달랐다.
[사진=‘조선’ 2024년 1월호 캡쳐]
1월호는 또한 김주애가 1월 5일 김정은의 ICBM ‘화성포-18형’ 이동식발사대(TEL: Transporter Erector Launcher)를 포함한 중요군용대차 생산공장 현지 지도에 동행한 것과 2023년 12월 18일 진행된 ‘화성포-18형’ 발사훈련에 김정은과 함께 참관한 모습도 실었다. 훈련에는 리설주도 동행한 것으로 보이나, 사진에는 뒷모습만 보여주며 감추었다.
2024년 3월호는 지난해에 이어 2월 8일 건군절 76돌을 맞아 김정은과 함께 국방성을 축하 방문하고 사열을 받는, 그리고 축하 연회에 참여한 김주애를 보여주었다. 리설주는 보이지 않았다.
‘조선’ 6월호는 5월 14일 평양 전위거리 준공식에 참석한 김주애를 실었다. 그 동안 군(軍) 관련 행사에만 참여한 김주애를 보여주었으나, 처음으로 비군(非軍) 행사 등장도 대내외에 알린 것이다. 만 11세에 어울리지 않는 성숙한 차림새로 주목받았다.
[사진=‘조선’ 2024년 6월호 캡쳐]
‘조선’ 11월호는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9주년을 맞아 당 중앙간부학교에서 거행된 기념공연과 기념연회에 참여한 김주애를 보여주었는데, 역시 주석단에는 작은 유리 글로브가 놓였다. 공연과 연회의 주석단에 리설주가 아니라 외무상 최선희가 자리 잡아 이채로웠다.
‘조선’ 12월호는 11월 21일 개막한 ‘국방발전-2024 무기장비전시회’ 기념 콘서트에 참가한 김정은을 보여주었다. 특이한 것은 김주애가 사진에 없는데 김정은이 조용원 당 조직지도부장,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군 장성들과 함께한 주석단에 꽃이 든 유리 글로브가 놓였다는 점이다.
사진에 보이지 않으나 김주애가 참석했을 수도 있지만, 김주애가 앉는 주석단에 유리 글로브를 놓는 것이 그들도 ‘좀 심하다는 생각’에 아예 주석단에 스노글로브나 ‘플라워글로브(flower globe)’를 놓는 것을 관례로 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김주애가 참석하지 않은 다른 행사의 주석단에 유리 글로브가 없는 경우가 있는 것을 보면 좀 더 추적이 필요하다.
[사진=‘조선’ 2024년 12월호 캡쳐]
곧 발간될 ‘조선’ 2025년 1월호에는 지난주 칼럼에서 소개한 바와 같이 리설주 없이 김정은·김주애 만이 푸틴이 선물한, 러시아판 롤스로이스 ‘아우루스’를 타고 와 손을 잡은 채 입장하고, 스노글로브가 놓여진 주석단에 않아 새해축하공연을 주민들의 환호 속에 즐기는 모습이 담길 것이다.
살펴본 바와 같이 ‘조선’은 처음에는 리설주와 함께 나타났다가 날이 가면서 혼자 등장하는 김주애를 보여주었다. 리설주는 국빈 방문과 같이 반드시 부부가 함께해야 할 자리에는 등장했지만, 갈수록 출현이 줄었다.
지난해 신년경축공연에는 김정은과 자리를 함께했지만 올해 공연에는 아예 자취를 감췄다. 주석단에는 김정은·김주애와 함께 김여정이 박태성 내각총리, 최룡해 등 최고 실세와 자리를 잡았다.
김씨 일가만이 국내외 주목을 받아야 하고, 김주애는 자리를 굳혔다.
김일성·김정일에 이어 김정은까지, 김씨 독재자들이 대내외에 자랑하고, 권력 세습을 정당화할 수 있는 핵심 근거가 군사무력이다. 김씨 체제가 존속되는 한, 그들이 자랑하는 주체노선이 지속되는 한, 실현될 수 없는 경제 발전과 자유화와 민주화다.
유일하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이 핵무력을 포함한 무기체제와 군수공업이다. ‘미제국주의의 침략 야욕’을 선전선동하며 국가의 재부를 우선 군사부분에 돌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그 성과를 보여주면서 경제적 어려움, 통제된 사회에 대한 주민의 인내를 요구하는 것이다.
그 자랑찬 성과의 자리에 김정은은 김주애를 동행해 그녀도 그 성과에 함께하고 있고, 앞으로도 함께할 것임을 보여주고자 한다. 김주애 첫 등장날을 ‘미사일 공업절’로 지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필자는 김주애의 등장을 김정은의 후계구도로 속단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왔다. 후계자에게는 신변 안전이 최우선이고, 김정은과 마찬가지로 김정은의 아들이 철저한 베일 속에 ‘제왕교육’을 받고 있을 것이다, 결정적 순간에 출현까지의 ‘신비주의’도 권력상징조작에 유용할 것이라고 말해왔다.
김정은은 김주애를 조기 등장시켜 북한의 권력세습에 대한 국내외적 논란을 진작 일으켰고, 그 파도를 지나가게 만들었다.
누가 후계자가 되건 김씨 일가의 네 번째 권력세습은 이 과정에서 이제 이미 기정사실화 되었고, 이것이 김정은이 의도한 노림수였다는 것이 필자의 주장이었다.
그러나 김주애를 계속 등장시켜 북한 주민이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하는 상황을 만드는, 리설주는 물론이고 김여정조차 김주애 옆에 설 수 없게 만드는 김정은을 볼 때, 그리고 김주애가 나타난 자리가 대부분 군과 무력 과시 관련 행사였다는 점에서, 비군 관련 행사에도 등장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김주애의 후계 가능성에도 무게를 둘 수밖에 없다고 여기게 된다.
물론 김정은에게 아들이 있고 일부 입방아와 달리 지극히 정상이라면, 아들이 후계자로 등극할 때까지 김주애는 ‘페이스메이커(pacemaker)’일 것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