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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웅의 통일돌직구] "대한민국은 파병 북한군 참상에 관심 갖자" (스카이데일리, 2024.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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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82회 작성일 24-12-25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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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웅의 통일돌직구] "대한민국은 파병 북한군 참상에 관심 갖자" (스카이데일리, 2024.12.23)

https://www.skyedaily.com/news/news_view.html?ID=257483


유튜브에서나 볼 멧돼지 사냥이다. 수십 배율의 망원경 장착 엽총으로, 밤에는 적외선 투시경을 더해 일격에 멧돼지를 죽인다. 그런데 인간이다. 우리 동포다. 헌법상 우리 국민이다. 우크라이나 파병 북한군 말이다.
 
최첨단 드론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다 소리 없이 다가간다. 병사 한 명에는 총알을, 수명에는 수류탄을, 산개한 병력에는 집속탄을 날린다. 드론을 바라보는 앳된 창백한 얼굴은 곧 어떤 일이 닥칠지 짐작조차 못한다. 눈 깜빡하는 사이 그의 숨은 끊어졌다. 벌집처럼 찢어진 군복의 시신이 눈 내린 벌판에 누워 있다. 그의 영혼은 고향 집으로 돌아갔을까.
 
흑백 모니터에 수십 명이 우왕좌왕이다. 이리저리 뛰고, 나무 뒤에, 흙다리나 부서진 차량 아래 몸을 숨긴다. 어림없다. 정확히 포탄이, 총알 세례가 퍼부어진다. 다리를 절뚝이고, 붕대 감은 팔로 병실을 오간다. 누워 있는 병사들은 그래도 살아서 돌아갈 수 있다는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을까.
 
청춘인 그들도 꿈을 가졌을 것이다. 머나먼 이국 땅에서 짐승처럼 죽어 갈 것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은 아래서 태어나지만 않았더라면 세계적인 기업가·학자·전문가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최소한 가족의 사랑으로 자라 가정을 꾸리고 오순도순 살 수 있었을 것이다.
 
이들의 개죽음에 침묵하면 우리는 동포가 아니다. 그 가족의 슬픔에 함께 아파하지 않으면 우리는 통일을 말할 자격이 없다. 우리가, 남북한 모든 주민이 인간다운 삶을 누리기 위한 통일의 주역이자 대상은 한반도 모든 동포다. 비인도적이고 반인권적 행태를 보인 자들은 통일 후 법적 심판을 받아야겠지만 인민군도, 노동당원과 간부도 우리와 함께해야 할 통일 동력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집권 2기가 곧 출발한다. 취임식 날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약했고, 벌써 작업이 진행 중이다. 휴전 가능성이 높아진 현실에서 천명해야 한다.
 
대한민국 헌법상 우리 국민인 북한군이 죽어 나가는 것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 이들의 참상을 함께 아파하고 이 비극을 하루빨리 끝내는 것이 모든 한민족의 안위에 관심과 책임을 가지는 대한민국이, 대한민국 정부가 해야 할 임무임을 강조하며 우크라이나 전쟁의 조기 종결을 주장해야 한다.
 
블라디미르 푸틴은 포성이 멎기 전에 한 뼘의 땅이라도 더 차지하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큰 돈 주고 데려온 북한군을 그가 어떻게 이용할 지는 보지 않아도 눈에 선하다. 최전방 돌격용이다. 사지에 몰아넣고, 병사들의 생사에 아랑곳 않는 김정은이다. 계산기 두드리며 마지막까지 증파를 염두에 둘 작정인 것이다.
 
대한민국의 마음을, 우리의 마음을 북한 주민에 보여 줘야 한다. 북한 주민을 우리 국민으로 인정한다면, 동포라 여긴다면, 백번 양보해 그들의 인권을 존중한다면 소리 높여야 한다. 어느 대통령보다도 북한 주민에 다가갔던, 그들을 대한민국 국민이라 공개적으로 공식적으로 육성으로 외쳤던 대통령이 사라진 지금 누군가는 외쳐야 한다.
 
우크라이나가 북한군을 대상으로 “오늘 항복하고 남조선에서의 내일을 맞이하라”는 전단지를 살포하고 있다. 우리 당국도 협조 중이라면 올바른 방향이다. 국가정보원은 적극 개입해 투항을 유도하고, 북한군을 한국으로 데려와야 한다. 이른바 ‘자유공작(freedom operation)’이다. 국방부가 나설 경우 군사적 개입이란 빌미를 줄 수 있으므로 국정원이 주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의 우크라이나 지원과 연계한 추진도 고려되어야 한다.
 
서독은 동독 체제에서 정치범이 되어 투옥된 동독 주민도 독일 민족이기 때문에 그들의 삶과 인권에 관심을 가졌다. 달리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동독 정부와 협상해 대가를 지불하고 그들을 자유롭게 해 서독으로 데려왔다. ‘정치범 석방 거래’, 이른바 ‘자유 거래’라 일컫는 ‘프라이카우프(Freikauf)’다.
 
동독 주민은 동독 체제가 아니라 서독에 희망을 가졌다. 결국 서독의 ‘자유로운 민주적기본질서’를 자신의 지향 체제로 받아들여 행동했고 그것이 통일의 원동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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