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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웅의 통일문] "북한과 연결선을 가진 어둠의 세력이 권력 최정상에 얼씬거리지 않을까" (최보식의 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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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947회 작성일 21-06-01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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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연결선을 가진 어둠의 세력이 권력 최정상에 얼씬거리지 않을까"

http://www.bosik.kr/news/articleView.html?idxno=1118


의미 있는 한미 정상회담이었다. 자유, 민주, 인권의 가치를 재확인하여 군사동맹의 '현대화'를 지향하였다. 판문점 선언과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더하여 기존 남북 간, 북미 간 합의와 약속을 이어받되 북한의 실질적 행동을 전제하였다. 더이상 '쇼'를 위한 정상회담은 없을 것임을 분명히 하였다.

북핵 문제가 악화되는 와중에서도 주한미군 철수, 유엔사 해체를 주장하고, 미국의 대북 인권 정책을 비난하던 문 정권 핵심 책사들이 차기 정권 창출 호로 옮겨 타니 문 대통령이 이제야 정신을 차린 것인가. 대선용 전술적, 잠정적 대미 통일전선 구축인가. 우리 내부에서는 물론이고 미국도 문 정권의 행보를 지켜볼 것이다.

미국이 이제부터 우리 군 55만 명에게 백신을 공급하겠다는 의미가 한국이 신뢰할 수 있는 군사동맹국으로 역할할 때 미국도 그렇게 할 것이란 상징이 아닐까. 미국이 주한미군에게 백신을 주사할 때, 늦어도 백신의 여유분이 생기자마자 동맹군으로서 생사를 함께 할 한국군에도 백신을 제공했다면 미국에 대한 우리의 시선과 한미관계는 훨씬 달라졌을 것이다. 좀스런 미국의 결정이었지만, 그만큼 한미관계가 원활하지 않았다는 반증이 아닐까.

이제 북한 차례다. 체제 보위용 선전선동으로는 한미 정상을 비방하고 공동성명을 맹공하겠지만, 김정은이 판을 걷어찰 정도로 여유롭지도 어리석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과 밀착을 보여주면서도 그 한계를 지난 76년 간 체험한 북한이다. 미국으로부터 얻어야만 하는 것이 있고, 미국만이 줄 수 있는 것이 있다. 여전히 세계 최강은 미국이기 때문이다.

지금이 우리가 외교력을 발휘할 시기다. 북한과 중국과 현실에 기초한 대화와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 핵무기 없이도 북한이 평화적으로 번영할 수 있으며, 핵무기 없는 한반도가 한중 관계에 꽃 피울 수 있는 바탕이란 사실에 공감대를 만들어야 한다. 한반도를 둘러싸고 미북, 미중, 미러가 손을 잡도록 해야 한다.

안보, 경제, 보건, 환경, IT 등 포괄적 분야에서 원칙만이 공개된 정상 간 공동성명문의 작성에는 수많은 ‘디테일’이 무대 뒤에서 작동하였다. 쌍방의 전략과 원칙, 방침과 이행 계획과 협상 전술이 오고가고, 산고 끝에 산출된 결과다.

우려되는 것은 그 디테일이 우리가 행동하기 이전에 노출될, 특히 김정은의 테이블에 먼저 놓여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한미 정상회담을 기회로 전반적으로 다시 정립된 우리 전략과 계획을 접촉하기도 전에 북한이 먼저 파악하고, 우리가 무슨 생각을 어떻게 행동할 것이며, 우선순위가 무엇이고 협상 마지노선이 무엇인가를 헤아리고, 우리 머리 위에 앉아 기다리고 이용할 수도 있다. 과연 이게 영화 속에서만 일어날 비현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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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브란트 수상과 권터 귀욤

“나는 동독의 주민이자 장교입니다, 그것을 존중해주십시오.” 빌리 브란트 서독 수상의 공직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1974년 4월 24일 브란트의 개인보좌관 귄터 귀욤이 동독 국가안보성 ‘슈타지’(Stasi) 산하 첩보부(HVA) 소속 간첩으로 체포되면서 뱉은 말이다.

귀욤은 수상청 브란트 집무실 옆방에 근무하면서 수상 브란트, 원내대표 헤르베르트 베너, 재정장관 헬무트 쉬미트(브란트 후임 수상) 간의 갈등은 물론이고, 집권 사민당(SPD)의 모든 정황을 상세히 알 수 있었다. 서독 장관들의 임면(任免), 각 부처 내 주요 인적 이동을 장관들보다 먼저 파악하여 동독에 알려 동독이 서독 정부 내에 침투한 간첩들을 시의적절하게, 눈에 띄지 않게 재배치할 수 있도록 하였다.

<사진>
권터 귀욤과 그의 아내 크리스텔

귀욤은 아주 특별한 군사적 안건 외에 거의 모든 서독 정부의 기밀을 파악했다. 브란트가 소련의 당서기장 레오니드 브레즈네프를 상대하는 협상 전술부터, 동독과의 협상을 위한 서독의 준비계획도 알 수 있었다. 브란트의 고문이면서 ‘신동방정책’(Neue Ostpolitik)과 ‘독일정책’(Deutschlandspolitik)을 설계하고 자문했던 에곤 바르의 여비서에 접근하여 관계를 가졌다고 한다.

HVA 총책 마르쿠스 볼프에 의하면 1970년 브란트와 동독 총리 빌리 슈토프 간 최초의 독-독 정상회담을 앞두고, 서독 정부가 어떠한 그림을 그리고 있는가를 귀욤의 활동으로 동독은 거의 완벽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귀욤의 부인 크리스텔도 슈타지 요원으로 서독 국방장관의 비서로 활동하며 NATO의 전략 등 기밀을 동독에 보냈다.

행태로 보면 가당치도 않지만 자칭 사회주의자가 문 정권의 실세 중의 실세로 군림했다. '사고적 좌파'였던 그 부류는 차치하고 폭력적 체제전복을 도모했다 단죄된 무리를 포함하여 '행동적 극좌파'가 여전히 존재하는 현재의 우리 사회다. 개인적 이해 추구건, 신념에 따른 소명의식에 의해서건 북한과 연결선을 가진 어둠의 세력이 권력의 최정상에 얼씬거리지는 않을까. 막다른 골목에 몰린 김정은이 무슨 짓이든 해야 할 현 상황이 아닌가.

미국과 함께하는 문 정권의 마지막 출항을 축하한다. 남은 임기 간 대한민국 헌법이 부여한 가치와 의무를 상기하고, 대한민국 대통령의 길을 문 대통령이 걸어가길 소망한다. 미국과 협력하여 분단 속에서도 국가를 성장시키고 통일을 이끌어낸 서독의 외교력을 분석하고 한반도평화, 국가 성장, 국민 안전을 미국과 함께 잘 헤쳐나가길 기대해 본다. 내실을 다잡는 것이 그 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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