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평화협력연구원

손기웅원장 자료실

[손기웅의 통일문] "'청와대 간첩' 이제는 떠났나?" (최보식의 언론: 2021.12.14)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793회 작성일 22-02-03 22:19

본문

[손기웅의 통일문] "'청와대 간첩' 이제는 떠났나?" (최보식의 언론: 2021.12.14)

https://www.bosik.kr/news/articleView.html?idxno=4438

우스운 이야기 하나. 아이 세 명이 각자 아버지가 얼마나 힘이 센지 자랑하고 있었다.

한 아이가 우리 아버지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과학자고 노벨상을 받았으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제자만 수십 명이라고 했다. 다른 아이는 아버지가 세계에서 몇째 가는 재벌이고, 거느리고 일하는 사람만 수십만 명이라고 거들먹거리며 말했다.

마지막 아이가 피식거리며 응수했다, “야 우리 아버지는 세계 최강인 미국 대통령도 벌벌 떨게 하는 사람이야.” 두 아이가 눈이 똥그래지며 물었다, “아니 아버지가 뭘 하시는데?” 아이가 의기양양하게 대답했다, “우리 아버지는 백악관 보일러실에서 일해.”

남으로 온 북한군 정찰총국 대좌 출신이 “1990년대 초에 북한 공작원이 청와대에 암약했다”고 증언했다. 간첩은 냉난방을 담당하는 기술자로 일하며 청와대 건물 구조를 다 꿰고 있었고, “이 때문에 북한이 청와대를 밑창 나도록 다 들여다보고 있었다”고 한다.

당시 김영삼 대통령도 벌벌 떨게 만들 수도 있었을 그는 “유사시 공조 시스템을 통해 독가스 살포 같은 테러를 벌여 폭삭 내려앉힐 수”도 있었다, 귀환 후 공화국 영웅 칭호를 받았으며 평양에 좋은 아파트도 배정받았다고 한다.

<사진> 브란트의 1969년 수상 취임과 1974년 귀욤 사건으로 퇴진을 보도한 서독 시사주간지 ‘슈피겔’ / 필자제공

1974년 서독 수상 빌리 브란트의 개인보좌관 귄터 귀욤이 동독 간첩으로 밝혀졌다. 서독 내무성과 우리의 국가정보원 격인 ‘연방정보원(Bundesnachrichtendienst)’은 대대적인 내부 정비에 돌입했다. 그럼에도 동독 비밀경찰 슈타지(Stasi)가 밀파한 간첩들을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으리라 생각했고, 어느 정도는 각오한 서독이었다.

<사진> 동베를린 Stasi 본부 / Spiegel
<사진> 현재 Stasi 문서보관소가 되어 지금도 분석 작업이 진행 중이다. / Spiegel

통일 이후 동서독 통합과정에서 통일된 독일은 경악했다. 슈타지(Stasi)가 서독 사회 구석구석에, 정부 요처마다 침투한 증거가 속속 드러났다. 양파껍질이 벗겨지듯 얼마나 많은 슈타지 요원들이 암약했는지, 무엇을 했는지 실체를 가늠할 수 없었다. 그렇게 서독을 상세하게 파악하였던 동독이 무너졌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만 했다.

통일 후 동서독 경찰도 통합되어야 했고, 그 과정에서 드러난 슈타지(Stasi)의 활동을 서베를린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슈타지는 서독의 경찰, 특히 서베를린 경찰의 인적 사항, 체계를 대부분 파악하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서베를린 경찰 인력 가운데 80%의 이름을 알고 있었고 생년월일, 주소, 계급도 파악하였으며, 은행계좌 상황, 사생활 등에 관한 정보도 수집하였다.

둘째, 서독 경찰 가운데 연평균 10~20명이 슈타지의 비밀공작원으로 일했다고 밝혀졌다.

셋째, 슈타지는 서베를린을 둘러싼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경우 서베를린 경찰의 작전계획, 테러리스트에 대한 서베를린 경찰의 작전계획 및 담당 인원에 관한 정보를 획득하고 있었다.

넷째, 서베를린의 개별 구에 따라 슈타지는 비밀공작원의 활약 정도에 차이가 있었으며, 특히 동베를린 접경구에서 크게 활동하였다. 동독 탈출자가 임시로 거주하는 긴급수용소가 위치한 마리엔펠데구의 경우, 내부 슈타지 요원이 탈출자의 현황, 그 중에서도 동독 경찰 탈출자에 관한 정보를 파악하여 자국에 제공하였다.

결국 통일 독일은 ‘슈타지가 서베를린 경찰의 거의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Stasi wusste fast alles über West-Berlins Polizei)’는 결론을 내렸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슈타지가 서베를린 경찰의 고위간부를 포섭하는 데는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는 당시 서베를린 경찰 내에 팽배했던 반공주의 정서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사진> 통일 이후 파괴에서 살아남은 Stasi의 서류철, 길이로 111㎞에 이른다. / planetwissen

문재인 정부는 임기 내 ‘종전선언’ 선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관계국 미국과 중국은 물론, 일본을 비롯한 유관국과도 긴밀한 대화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을 터다.

1970년 브란트와 동독 총리 빌리 슈토페 간 사상 최초의 독-독 정상회담을 앞두고, 귀욤을 통해 서독 정부가 어떠한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를 거의 완벽하게 파악했다는 동독 슈타지 총책 마르쿠스 볼프가 환영(幻影)처럼 떠오른다. 청와대를 진짜 벌벌 떨게 할 의지와 능력이 있는 북한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SITE M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