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기웅의 통일문] "가십은 안주 삼아 즐기되, 대통령 후보들의 본질에 관심을" (최보식의 언론,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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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914회 작성일 22-02-16 11:03본문
[손기웅의 통일문] "가십은 안주 삼아 즐기되, 대통령 후보들의 본질에 관심을" (최보식의 언론, 2022.02.15)
https://www.bosik.kr/news/articleView.html?idxno=5369
헬무트 콜(Helmut Kohl) 수상은 통일 재상(宰相)이다. 독일 통일을 실현시켰다는, 그것도 평화적으로 이끌었다는 그 한 공로만으로도 독일사는 물론이고 세계사에서 위대한 정치인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1989년에서 1990년으로 이어지는 동독 격변의 시기에 그를 국가지도자로 가졌다는 사실을 서독은, 독일은 자랑스러워해야 한다. 부럽다.
콜도 가십 거리가 많은 정치인이었다. 그에 대한 호불호에 기인하지만 대부분 그에 대한 애정을 바탕에 깔고 있었다. 특히 그의 신체적 특성과 어학 실력에 관한 내용이다.
<사진>헬무트 콜 / 게티이미지
거구인 그는 별명이 ‘코끼리’였다. 레이건 대통령이 주지사를 지냈던 캘리포니아에 10m 높이의 다이빙대를 갖춘 최신식 풀장을 만들고 자랑하고자 소련, 영국, 프랑스, 독일 정상을 초대했다. 다이빙대에 서서 자신이 원하는 술 종류를 말하고 뛰어내리면, 물에 닿기 전에 그 술이 풀에 가득차 그것을 마시며 헤엄쳐 나올 수 있는 기술을 장착한 풀장이었다.
첫 번째 타자로 레이건 자신이 나서 미국의 자랑 버번 위스키를 크게 외치고 뛰어내렸다. 곧 그는 만면에 환한 미소를 머금고 버번을 즐기며 헤엄쳐 나왔다. 이에 질세라 고르바초프는 더 힘차게 다이빙대를 솟구치며 보드카를 외쳤다. 풀장은 순식간에 보드카로 가득 찼고 고르바초프는 평형과 배형을 선보이며 보드카를 마실 수 있었다. 철의 여인 대처는 스카치 위스키를 소리 지르고 몇 바퀴 회전을 그리며 풀장에 입수했고 진한 위스키를 몇 모금 마셨다. 미테랑은 뒤로 서서 다이빙대를 구르며 프랑스의 자랑 코냑을 외치고 즐겼다.
마지막으로 콜이 다이빙대에 섰다. 무얼 마실까 잠시 고민하다 “그럼 독일은 역시 맥주지, 그중에서도 독일 특산 맥주를 전 세계에 알려야지” 생각하고 ‘헤페 바이첸(Hefe Weizen)’을 크게 외치고 점프했다. 코끼리의 육중한 몸은 그러나 거품으로 가득 찬 풀장 바닥 시멘트에 그대로 부딪혔다. 독일 막걸리라 불리는 바이첸, 그중에서도 효모가 듬뿍 든 헤페 바이첸은 조금만 흔들어도 거품이 폭발하는, 거품이 먼저 나오는 맥주임을 미처 생각하지 못한 탓이다.
콜은 영어를 잘 못했다. 김나지움 시절 영어 대신 불어를 선택했기 때문이라 한다. 진실 여부는 차치하고 영어력(力) 관련 가십이 많았다.
콜이 레이건을 서독으로 초대해 정상회담을 마치고 만찬을 가졌다. 레이건은 독일에 온 김에 식사주로 맥주를 선택했다. 이왕 독일 맥주를 마시니 독특한 흑맥주, ‘둥클레스(Dunkles)’를 주문했다. 콜도 화답으로 맥주를 선택하면서 레이건이 흑맥주를 시켰으니 자신은 독일 맥주의 다양성을 홍보할 겸 일반의 맑고 밝은 맥주, ‘헬레스(Helles)’를 부탁했다.
맥주가 나오고 손님인 레이건이 먼저 건배사를 했다. 의례적인 짧은 감사의 말에 이어 레이건은 흑맥주를 앞으로 쑥 내밀며 ‘당신의 건강을 위해(for your health)’로 토우스트(toast)를 제안했다. 콜은 만면에 웃음 지으며 잔을 더 높게 들고 우렁차게 외쳤다, ‘포 유어 둥클레스’.
정치인의 일거수일투족(一擧手一投足)이 관심을 끄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서양이나 동양이나 마찬가지다. 공인(公人)이고 그들의 행태가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선거판에 정치인의 거동은 극적으로 포장되어 칭찬 혹은 비판의 대상이 된다. 전광석화 같은 대중매체의 위력 앞에 정치인은 그만큼 조심하고 조신(操身)해야 한다.
문제는 일거수일투족에 대한 관심으로 그 본질과 내면을 살피지 못하는데, 본질과 내면보다 외형과 현상에 더 관심을 집중하는 데 있다. 시청자와 독자의 눈과 귀를 누가 먼저 잡느냐에 목매야 하는 방송언론의 경쟁이 이를 더욱 부채질한다.
그것이 현실이고 그것 역시 의미가 있음이 사실인 이상, 하나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둘 모두에 관심을 가지는 방송언론과 유권자가 되어야 한다. 가십이 단순 가십이 아니라 정치인의 본질을 투영할 수도 있지만, 가십이 오히려 본질을 흐리게, 소홀히 할 수 있음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
자칭 ‘인권 대통령’이 북한 인권을 거론하지 않고, ‘민주화 투쟁’을 훈장처럼 자랑한 대통령이 패거리 정치를 하고, 공수부대 복무 사진을 보여주며 대한민국 안보에 소임을 담당했노라 온 동네에 선전한 대통령이 단 한번도 ‘자유민주주의’를 입에 담지 않고, 해맑은 순진한 얼굴로 표를 거두었던 대통령이 집권 내내 ‘적폐 청산’을 외치며 칼을 휘두르고 내로남불 했던,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대한민국 5년을 선물했던 문재인은 그의 외면만을 보고 판단했던 유권자 선택의 결과였다.
가십은 가십대로 안주 삼아 즐기되,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려는 후보자들의 본질에 관심을 가지는, 본질을 조명하는 유권자와 방송언론이 되어야 한다. 본질의 기반은 ‘대한민국 헌법’이다.
https://www.bosik.kr/news/articleView.html?idxno=5369
헬무트 콜(Helmut Kohl) 수상은 통일 재상(宰相)이다. 독일 통일을 실현시켰다는, 그것도 평화적으로 이끌었다는 그 한 공로만으로도 독일사는 물론이고 세계사에서 위대한 정치인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1989년에서 1990년으로 이어지는 동독 격변의 시기에 그를 국가지도자로 가졌다는 사실을 서독은, 독일은 자랑스러워해야 한다. 부럽다.
콜도 가십 거리가 많은 정치인이었다. 그에 대한 호불호에 기인하지만 대부분 그에 대한 애정을 바탕에 깔고 있었다. 특히 그의 신체적 특성과 어학 실력에 관한 내용이다.
<사진>헬무트 콜 / 게티이미지
거구인 그는 별명이 ‘코끼리’였다. 레이건 대통령이 주지사를 지냈던 캘리포니아에 10m 높이의 다이빙대를 갖춘 최신식 풀장을 만들고 자랑하고자 소련, 영국, 프랑스, 독일 정상을 초대했다. 다이빙대에 서서 자신이 원하는 술 종류를 말하고 뛰어내리면, 물에 닿기 전에 그 술이 풀에 가득차 그것을 마시며 헤엄쳐 나올 수 있는 기술을 장착한 풀장이었다.
첫 번째 타자로 레이건 자신이 나서 미국의 자랑 버번 위스키를 크게 외치고 뛰어내렸다. 곧 그는 만면에 환한 미소를 머금고 버번을 즐기며 헤엄쳐 나왔다. 이에 질세라 고르바초프는 더 힘차게 다이빙대를 솟구치며 보드카를 외쳤다. 풀장은 순식간에 보드카로 가득 찼고 고르바초프는 평형과 배형을 선보이며 보드카를 마실 수 있었다. 철의 여인 대처는 스카치 위스키를 소리 지르고 몇 바퀴 회전을 그리며 풀장에 입수했고 진한 위스키를 몇 모금 마셨다. 미테랑은 뒤로 서서 다이빙대를 구르며 프랑스의 자랑 코냑을 외치고 즐겼다.
마지막으로 콜이 다이빙대에 섰다. 무얼 마실까 잠시 고민하다 “그럼 독일은 역시 맥주지, 그중에서도 독일 특산 맥주를 전 세계에 알려야지” 생각하고 ‘헤페 바이첸(Hefe Weizen)’을 크게 외치고 점프했다. 코끼리의 육중한 몸은 그러나 거품으로 가득 찬 풀장 바닥 시멘트에 그대로 부딪혔다. 독일 막걸리라 불리는 바이첸, 그중에서도 효모가 듬뿍 든 헤페 바이첸은 조금만 흔들어도 거품이 폭발하는, 거품이 먼저 나오는 맥주임을 미처 생각하지 못한 탓이다.
콜은 영어를 잘 못했다. 김나지움 시절 영어 대신 불어를 선택했기 때문이라 한다. 진실 여부는 차치하고 영어력(力) 관련 가십이 많았다.
콜이 레이건을 서독으로 초대해 정상회담을 마치고 만찬을 가졌다. 레이건은 독일에 온 김에 식사주로 맥주를 선택했다. 이왕 독일 맥주를 마시니 독특한 흑맥주, ‘둥클레스(Dunkles)’를 주문했다. 콜도 화답으로 맥주를 선택하면서 레이건이 흑맥주를 시켰으니 자신은 독일 맥주의 다양성을 홍보할 겸 일반의 맑고 밝은 맥주, ‘헬레스(Helles)’를 부탁했다.
맥주가 나오고 손님인 레이건이 먼저 건배사를 했다. 의례적인 짧은 감사의 말에 이어 레이건은 흑맥주를 앞으로 쑥 내밀며 ‘당신의 건강을 위해(for your health)’로 토우스트(toast)를 제안했다. 콜은 만면에 웃음 지으며 잔을 더 높게 들고 우렁차게 외쳤다, ‘포 유어 둥클레스’.
정치인의 일거수일투족(一擧手一投足)이 관심을 끄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서양이나 동양이나 마찬가지다. 공인(公人)이고 그들의 행태가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선거판에 정치인의 거동은 극적으로 포장되어 칭찬 혹은 비판의 대상이 된다. 전광석화 같은 대중매체의 위력 앞에 정치인은 그만큼 조심하고 조신(操身)해야 한다.
문제는 일거수일투족에 대한 관심으로 그 본질과 내면을 살피지 못하는데, 본질과 내면보다 외형과 현상에 더 관심을 집중하는 데 있다. 시청자와 독자의 눈과 귀를 누가 먼저 잡느냐에 목매야 하는 방송언론의 경쟁이 이를 더욱 부채질한다.
그것이 현실이고 그것 역시 의미가 있음이 사실인 이상, 하나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둘 모두에 관심을 가지는 방송언론과 유권자가 되어야 한다. 가십이 단순 가십이 아니라 정치인의 본질을 투영할 수도 있지만, 가십이 오히려 본질을 흐리게, 소홀히 할 수 있음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
자칭 ‘인권 대통령’이 북한 인권을 거론하지 않고, ‘민주화 투쟁’을 훈장처럼 자랑한 대통령이 패거리 정치를 하고, 공수부대 복무 사진을 보여주며 대한민국 안보에 소임을 담당했노라 온 동네에 선전한 대통령이 단 한번도 ‘자유민주주의’를 입에 담지 않고, 해맑은 순진한 얼굴로 표를 거두었던 대통령이 집권 내내 ‘적폐 청산’을 외치며 칼을 휘두르고 내로남불 했던,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대한민국 5년을 선물했던 문재인은 그의 외면만을 보고 판단했던 유권자 선택의 결과였다.
가십은 가십대로 안주 삼아 즐기되,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려는 후보자들의 본질에 관심을 가지는, 본질을 조명하는 유권자와 방송언론이 되어야 한다. 본질의 기반은 ‘대한민국 헌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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