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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웅의 통일문] "TV는 왜 김정은을 경쟁적으로 홍보하나..화면에서 그를 사라지게 해야" (최보식의 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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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891회 작성일 22-06-15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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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웅의 통일문] "TV는 왜 김정은을 경쟁적으로 홍보하나..화면에서 그를 사라지게 해야" (최보식의 언론, 2022.05.31)

https://www.bosik.kr/news/articleView.html?idxno=7169

TV에서 김정은을 없애야 한다. 대한민국 TV에서 대통령 외에 김정은만큼 집중 조명해주는 정치인은 없다. 얼굴 표정, 복장, 행동, 덩치와 목 굵기까지 상세하게 보여주고, 그의 생각과 의도까지 친절하게 해설한다.

우리 국민이 과연 그에게 그만큼 관심을 가지고 있을까. TV 방송은 돈이다. 광고의 경우 초 단위로 계산되어 짧은 영상도 엄청난 금액이 책정된다. 그럼에도 몇 초의 틈을 확보하고자 광고주들이 치열하게 로비하는 현실이다.


<사진> 국내 방송에 등장한 김정은 위원장 / Channel A

공중파・지상파, 무선・유선 수백 개의 TV 채널이 경쟁적으로 방영하는 김정은 영상을 합쳐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일까. 그런 대접을 받아야 할 정도로 그가 위대하고 존경받아야 할 사람인가. 북한 영상에 세계 최고 수준의 우리 기술을 더해 그를 훨씬 ‘더 멋있고 폼나게’ 만들어 우리 국민에 소개할, 머릿속에 그를 각인시켜야 할 의무와 책임을 우리 방송사들이 느끼고 있는 걸까. 그 귀중한 방송시간을 대체할 우리네 소식이나 인물, 프로그램이 없어서 그를 보여주는 것인가.

김정은이 누구인가. 지구상 가장 가난하고 최악의 ‘인권 불량 국가’를 폭압적으로 군림하는, 대를 이어 권력을 장악하고 그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파괴적이고 폭력적인 핵무기를, 주민들의 허리띠를 졸라매어 만드는 악당 아닌가.

연이어 탄도탄 불꽃을 쏘아 올리는 김정은의 이유 중의 하나로 ‘나르시시즘(narcissism)’, 그의 자기애(自己愛)라 본다. 외모나 능력 모든 면에서 전지전능한 무오류의 절대자, 수령(首領)이라 믿는 자신에 대한 확인 욕구의 발로다.

화염과 연기를 박차고 솟구치는 탄도탄을 장엄하게 다양한 시각에서, 이전 것들과 비교해가며 보여주고, 성능과 재원을 앞다투어 야단법석 분석한다. 김정은의 의도를 이른바 사계의 전문가들이 재주를 뽐내며 뒤질세라 해설한다. 그 남쪽 영상들을 김정은은 안락의자에 몸을 제치고 한 손엔 담배 다른 손으로 이 채널 저 채널 부지런히 돌려가며 느긋이 즐길 것이다, “짜식들 잘들 하고 있구만”. 북한에 납치되었던 신상옥・최은희 부부가 남한 방송을 빠짐없이 즐긴 김정일의 일상을 증언한 바 있다. 그 아버지에 그 아들, 김정은인들 다르겠는가.

그가 연출한 일거수일투족을 가공하여 더욱 생동감 있게 전하는 남한 TV, 발사한 탄도탄의 잔해를 찾으려 목숨 걸고 바다에 뛰어드는 남쪽 최정예 군 잠수부들을 보며 그는 파안대소하며 “웃기는 놈들”이라 비웃을 것이다, 주위 사람들에게 거만하게 목소리를 깔고 다음 행동을 준비시킬 것이다.

돈으로 환산될 수 없을 만큼 비싼, 남쪽이 만든 자신의 홍보영상을 그는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북한 주민 선전선동에 활용한다. 남한 영상을 다시 편집하여 그의 위대함, 그의 전능함을 주민들에 깊숙이 각인시킨다. 그를 중심으로 대남, 대미 전투준비 태세에 흐트러짐이 없도록 주민들을 다 잡는다.

언제까지 이렇게 할 것인가. 김정은의 의도대로 그에게 끌려가는, 그에게 이용당하는 TV가 되어야 하나. TV에서 그를 끌어내어야 한다.

그에 대한 보도가 없을 수 없지만, 그럴 때도 그의 화면 없이 소개하자. 남북 대화나 핵 폐기, 우리와 세계가 원하는, 평화롭고 함께 번영하는 방향으로 그가 행동할 경우에는 없는 시간도 만들어 그의 영상을 보여주고 또 보여주어야 한다. 그러나 유엔회원국이면서도 유엔이 채택한 국제제재를 무시하고 발사하고 실험하는 도발을 감행하는 김정은은 아예 TV 화면에서 사라져야 한다.

도발의 또 하나 이유는 김정은의 다급한 처지다. 경제난, 식량난, 코로나감염병, 고갈난 통치자금 상황에서 대북 제재를 풀어달라는 애원의 표현이 ‘불꽃’이다. 뚫리지 않는 제재 속에서도 그나마 그의 행동을 ‘대영특편(大映特編)’, 큰 비중으로 두드러지게 영상으로 편집하여 보여주는 TV가 그의 위안이다. 다른 나라야 어떻든 간에 잘못되고 어긋나게 행동하는 그를 우리 TV에서 다시는 보이지 않게 하자.

그에 대한 영상 보도가 필요할 경우에는 그의 얼굴 대신, 함께 해야 할 우리 동포 북한 주민의 얼굴과 일상을 배경화면으로 보여주자. 하나가 되어야 할 북쪽 조국 강산의 아름다움을 보여주자. ‘김정은 보도금지’로 아낀 시간 중 몇 초라도 북한지역 일기예보로 돌려 한반도 전체가 우리나라임을 성인들은 깨우치게 청소년들은 깨닫게 하자.

신문・잡지도 마찬가지다. 김정은이 잘못된 길을 가는 한, 파괴적이고 폭력적이고 비인도적 행태를 보이는 한, 모든 지면에서 그의 얼굴을 빼자. 그런 김정은을 대서특필(大書特筆)할 이유가 없다. 그런 김정은의 권력상징조작을 위해 우리 방송・언론이 공짜로, 들러리 아니 부역자로 힘을 보태줄 이유가 없다.

김정은이 아니라 북한 주민에 눈과 귀를 돌리고 정신을 쏟자. 그들에 다가가서 그들의 인권과 삶에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그들과 함께 하고자 하는 우리 마음을 그들이 느끼도록 하자.

하루아침에 자신의 얼굴이, 모습이 완전히 싹 사라지고, 어떤 행태를 벌여도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외면하는 남쪽의 방송과 언론, 그 대신 방영되는 북쪽 주민과 산하(山河)를 대할 김정은이어야 한다. 그렇게 굳건하게 시간이 흐르면 김정은도 도발에, 북한 주민을 대하는 태도에 변화가 있지 않을까. 없다 해도 최소한 우리에게 북쪽이 남이 아니게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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