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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에서 백두산으로 - 48] "삼각지 통일휴게소" (매경프리미엄, 2022.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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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338회 작성일 22-06-15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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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에서 백두산으로 - 48] "삼각지 통일휴게소" (매경프리미엄, 2022.05.30)

https://www.mk.co.kr/premium/special-report/view/2022/05/31984/

동서독과 체코슬로바키아가 마주했던 삼각접경지, 유난히 맑은 하늘을 본다. 예나 지금이나 하나다, 치고받은 인간사나 정치적 경계를 지켜보았다. 드러누운 이곳 마지막 통일휴게소에서 열 번째 시사점을 구름에 실어 동쪽 분단의 나라로 보낸다.



10. 통일독일의 국가 성장, 우리의 통일 비전

독일은 통일 이후 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통일된 독일은 이제 국력에 걸맞은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의 자리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세계 정치무대에서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정치 강국이다. 미국의 세계정치를 쫓아야만 했던 분단 시기 서독이 아니다.

군(軍)을 해외에 파병하여 전투하는 행위에 대한 옳고 그름을 떠나 독일은 현재 유엔 헬멧을 쓰건 안 쓰건 군을 파견하고, 국력에 걸맞은 군사적 역할을 세계적 차원에서 찾고 있다. 2003년 이라크전쟁 시 NATO의 맹주 미국의 간곡한 요청에 'NO'라고 단호하게 응답하는, 분단 시기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군사적 자주권을 보여주었다. 역시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중요한 주권국가의 가치다.

엄청난 통일 비용이 소요되었지만, 그것을 디딤돌 삼아 1960년대 '라인강의 기적'을 이어 '엘베강의 기적'이라 할 경제 성장을 이룩하고 있다. 영국이 포함되었던 유럽연합(EU) 28개국 전체가 생산한 총 GDP 가운데 약 3분의 1을 통일독일이 차지하였다. 비록 동서독 지역과 주민 간에 차이가 있긴 하지만 통일독일의 모든 주민은 성장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분단 시기와 비교할 수 없는 경제 강국이다.

40년의 분단을 통해 조성된 동서독 주민 간의 심리적·정서적 이질감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은 사실이지만, 사회 통합이 진전되고 있다. 통일 15년인 2005년 동독 출신이 최초의 연방 여성 총리가 되어 지난해까지 국가를 이끌었다. 연방대통령, 연방의회 의장,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과 주장도 동독 출신을 거쳤다. 동서독 주민이 함께 새로운, 하나의 조국 독일을 만들어가는 사회문화 강국이다.

독일은 베를린장벽이 무너지자마자 '죽음의 지대(Todesstreifen)'였던 동서독 접경 지역을 인간과 자연 생태계가 화합하는 공간 '그뤼네스 반트(Grünes Band: 그린벨트)'로 만들었다. '유럽 그뤼네스 반트' 형성을 추동하고 통일독일이 그 중심이 되었다. 동독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은 가장 모범적인 재생에너지 연방주로 성장했고, 통일된 독일은 재생에너지 국가 브랜드 세계 1위다. 환경생태 강국이다.

평화적으로 통일을 이룩한 독일은 정치, 군사, 경제, 사회문화, 환경생태적으로 분단 시절에는 꿈도 꿀 수 없었던 강력한 국가를 지난 30여 년 건설하였다. 통일은 대박이 아니다. 생각할 수 없었던 어려움과 역경을 통일된 국민이 이겨낼 경우, 통일은 대박이 될 수 있다. 독일이 그것을 보여주었다.

그 바탕은 서독이 제시하고 통일독일이 이어받은 '자유롭고 민주적인 기본질서(freiheitliche und demokratische Grundordnung)'다. '자유민주적 기본질서(the basic free and democratic order)', 대한민국 헌법 전문과 제4조(통일조항)에 명확하게 박혀있다.

통일 32년을 맞는 독일은 이제 분단을 잊은 나라, 분단을 기념하는 나라다. 통일된 독일, 동서독 접경 1393㎞는 우리에게 먼저 온 미래다. 통일, 가지 않은 길로 끝까지 가야만 하는 우리의 소명 의식을 통일독일이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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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독 벙커, 암울함 속에서도 온 통일, 반드시 올 통일을 본다 / 사진=강동완

분단 77년, 통일을 통해 독일이 이룩할 수 있었던 정치 강국, 군사 주권국, 경제 강국, 통합된 사회문화 강국을 우리의 통일 비전으로 가슴 깊이 묻자. 뜨거운 마음, 냉철한 이성으로 통일에 대한 우리의 국민적 의지를 다시 한번 통일하고 다지자.

◆자유·통일을 향한 점프

의미가 큰 분단과 통일 현장마다 '자유·통일을 향한 점프(Jump to Freedom and Unification)'를 한다. 대한민국과 한민족을 위한 염원이자 자신에 대한 다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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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틀 베를린’ 뫼드라로이트의 ‘통일교’와 삼각접경지 / 사진=강동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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