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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에서 백두산으로 - 47] "분단의 끝에서 통일의 길로, 미텔함머" (매경프리미엄, 202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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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363회 작성일 22-06-15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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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에서 백두산으로 - 47] "분단의 끝에서 통일의 길로, 미텔함머" (매경프리미엄, 2022.05.23)

https://www.mk.co.kr/premium/special-report/view/2022/05/31953/

1393㎞ 장정의 종착지, 동서독 접경선과 독일 그뤼네스 반트의 끝 미텔하머(Mittelhammer)다. 지금은 독일과 체코가 마주하는 국경지이지만, 분단 시기 동독 서독 체코슬로바키아 3국이 맞닿은 곳이다. 동독 작센주, 서독 바이에른주, 체코슬로바키아가 만나는 이곳을 '3국 접경지(Dreiländereck)'라 이름 지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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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보도가 국경선으로 위쪽이 체코, 앞쪽이 독일이다. 우측에 둥근 체코 국장(國章)과 네모의 독일 국경(Staatsgrenze) 표지판이 마주보고 있다. 실개천을 경계로 독일 왼쪽이 작센주(DS: Deutschland Sachsen), 오른쪽이 바이에른주(DB: Deutschland Bayern), 즉 동독과 서독이었다. / 사진=손기웅

분단의 끝에서 통일의 길로, 미텔함머

점선이 국경선으로 위가 독일이고 아래가 체코, 오른쪽 파란색 실개천을 경계로 서독 바이에른과 동독 작센으로 나뉜다.

통일 이후 독일이 하나가 되면서 국가가 하나 줄었지만, 국경 수에는 변화가 없다. 동독은 자국이 새로운 독일 민족이 건국한, 서독과 완전히 별개인 독립적 주권국가로 선언했지만, 서독은 동독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정치 체제의 존재는 받아들였지만, 언제가 하나가 되어야 할 독일의 한 부분으로 간주하였다. 따라서 분단 시기 미텔하머는 동독엔 3국 국경선이었지만, 서독에 그리고 통일독일엔 이곳은 여전히 3국 접경선이자 2국 국경선이다.

통일은 물론이고 유럽연합(EU)을 실감하는 것이 있으나 없는 듯한 국경이다. 독일과 체코의 국경이라는, 서로의 언어로 표시된 안내판과 표지석 하나가 전부다. 우거진 숲 사이 말 그대로 졸졸 흐르는 실개천 위로, 옆으로 놓여진 예쁜 나무 보도가 국경을 알리되 서로를 이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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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경 나무보도와 아랑곳 않고 이어주는 실개천 / 사진=손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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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이나 체코 그뤼네스 반트보다 유럽 그뤼네스 반트임을 강조하며, 지역 생태계를 소개하는 안내판 / 사진=손기웅


◆통일과 분리로 엇갈린 운명

체코 지역에는 "POZOR! STATNI HRANICE(조심! 국경)" 표지판 아래 체코슬로바키아를 의미하는 철자 C와 S 중 C만 표시되어 있다. 1993년 1월 체코와 슬로바키아공화국으로 분리되면서 S가 지워졌기 때문이다. 국경비에 새겨진 1884는 국경획정이 합의된 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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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코 영토를 알리는 표지판, 독일은 통일되고 체코슬로바키아는 분리되었다. 기쁨과 슬픔이 교차하는, 이제는 2각 접경지역이다. / 사진=손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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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코가 세운 이곳의 역사 안내판, 2013년 6월 2일 홍수가 나 지역이 물에 잠겼다. / 사진=손기웅

체코 쪽에서 독일을 바라보는 곳에 1945년 전쟁에서 사망한 독일 무명용사의 묘가 있다. 그는 45년의 분단을 지켜보았다. 묘 앞쪽으로 한때 동서독과 체코슬로바키아의 경계선, 이제는 독일의 바이에른주와 작센주, 그리고 체코와의 경계선이 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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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단과 통일을 지켜보다, 누운 곳이 분리되어 버린 무명용사의 묘 / 사진=손기웅

동서독은 분단의 마침표를 찍고 독일이라는 이름으로 서로를 향한 느낌표를 함께 만들어 간다. 여전히 물음표인 2022년 한반도, 분단 77년째다. 갈등과 대립을 잠시라도 내려놓자는 쉼표 하나 찍는 것도 아직 벅차다.

이곳 역시 치열한 대결과 죽음의 공간이었다는 역사를 반추해보며 희망을 품어본다. 1393㎞를 넘어 체코 땅으로 발을 디디며, 통일 그 길을 위해 한반도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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