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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웅의 통일문] "반민반관(半民半官) 1.5트랙의 남북대화 모색할 때" (최보식의 언론, 20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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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664회 작성일 23-01-03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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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웅의 통일문] "반민반관(半民半官) 1.5트랙의 남북대화 모색할 때" (최보식의 언론, 2022.12.12)

https://www.bosik.kr/news/articleView.html?idxno=8935

김정은 위원장이 2021년과 2022년에 이어 2023년에도 신년사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보고로 대신할지, 아니면 직접 육성으로 발표할지 알 수 없다. 금년도에 핵 무력 완성이란 자신감과 자부심을 바탕으로 연이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벌인 도발행태를 고려할 때, 육성 신년사의 가능성이 크다.

김정은은 금년도 자신의 활동을 눈부시고 대담했다고 자랑스레 만족하고 있을 것이다. 연초부터 단·중거리 다양한 형태의 탄도탄에 이어 11월 18일에는 미국 본토 타격을 목적으로 한 화성-17형 대륙간탄도탄(ICBM)도 시험 발사했다. 통상적으로 방어 위주 대응훈련을 실시했던 과거와 달리 올해 한·미가 전개하는 합동군사훈련에는 적극적으로 맞대응했다. 미 항공모함도 포함하는 한·미 함정을 목표로 한 탄도탄 시험 발사, 100여 대의 전투기를 한꺼번에 출격시키는 요격 비행, 나아가 분단 이후 최초로 NLL 이남을 탄도탄으로 타격했다.

무엇보다 김정은은 9월 8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핵무력 법제화를 선언하고, 이어진 최고인민회의에서 핵무력 정책을 법령으로 채택한 것을 뿌듯해 할 것이다. 핵무기 사용 원칙과 조건을 담아, 2013년 4월 1일 최고인민회의가 채택한 ‘핵보유국 지위’를 공고히 한다는 법령을 폐기·대체한 것으로 12월 6일 노동신문은 올해의 대표적 성과로 꼽았다.

핵법령은 김씨 3부자가 대를 이어 매진한 핵보유국 건설의 완결을 의미한다. 권력 3대 세습에 대한 정통성 확인은 물론이고, 4대 세습으로의 기반을 닦고 김씨 가문 권력의 영속성을 담보한 쾌거로 자평하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치적을 직접 과시하고, 남은 과제인 경제난 극복을 위해 김정은은 12월 하순에 당 전원회의를 개최한다고 이미 11월 30일 밝혔다. 금년도 당과 국가 정책들의 집행 정형을 결산하고, 2023년도 사업계획 및 현 시기 당과 혁명발전에서 나서는 일련의 중요 문제들을 토의·결정하기 위해 당 중앙위 제8기 제6차 전원회의를 소집한다는 것이다.

북한의 입장에서 2023년은 공화국 창건 75돌, 조국해방전쟁 승리 70돌이 되는 꺾어지는 해이자 역사적인 해이다. 문제는 경제난 해결이다. 2016년 5월 제7차 당대회에서 야심차게 추진했던 ‘경제발전 5년 전략’(2016~2020)의 실패를 자인하고, 김정은은 2021년 1월 제8차 당대회에서 자립경제 구축과 국방력 강화를 골자로 경제·국방 분야에 대한 ‘새 5년 계획’을 제시했다.

그러나 성과가 없다. 2021년 마이너스 성장이 금년에도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2023년은 북한의 표현대로 5년 계획 완수를 위한 ‘결정적 담보를 구축해야 하는 중요한 해’이다.

반민반관(半民半官) 형식의 1.5트랙 차원에서 남북 대화를 모색할 때다. 강대 강으로 대립하고 있는 남북 당국 간 접촉이 서로에게 부담이 될 수 있는 현 상황에서 남북의 학자·전문가가 현안들을 폭넓게 토론하면서, 당국 간 접촉·대화를 준비하고 물꼬를 뚫는 것이다.

북한의 경우 외무성 산하 ‘조선 군축 및 평화연구소’의 이름으로 대표단을 구성할 수 있을 것이며, 우리의 경우 ‘통일연구원’을 포함한 국책연구기관을 중심으로 학자·전문가를 파견할 수 있을 것이다.

시기는 금년을 평가하고 내년을 준비하는 12월 중에 제안하고, 내년 1월 회의 개최가 바람직하다. 김정은이 신년사에 담을 강경한 대응을 거의 예견할 수 있는 상황에서 담대한 구상의 이행을 위한 우리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장소는 스위스, 오스트리아, 스웨덴 등 중립국 지역이 북한에 부담이 적을 것이다. 회의 개최 국가의 관련 연구기관이 남북을 초청하는 형식이다.

접촉 방법은 남북 양자간 보다 다자간 대화를 북한이 선호할 것이다. 남·북·미·중의 학자·전문가가 참여하여 폭넓은 대화를 진행하는 동시에, 남북 양자 대화를 병행하는 것이다.

핵무기가 주민을 먹여 살릴 수 없고, 핵무기로 팽배했던 자부심은 배고픔으로 나날이 줄어들 것임을 김정은이 모를 리 없다. 남북관계 정상화를 표방하고 문재인 정권 시기 남북관계 전반을 점검하는 동시에 ‘담대한 구상’도 이행해야 할 윤석열 정부다. 통일부에 ‘담대한 구상’을 전담할 ‘통일미래전략기획단’도 신설된다. 당국간 물밑 접촉도 필요하나, ‘알려질 비공개회의’ 남북 1.5트랙 대화를 통해 변화를 도모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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