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기웅의 통일문] "시절불안(時節不安)" (최보식의 언론, 2023.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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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386회 작성일 23-03-13 10:52본문
<사진> 영화 '시절인연' 한 장면, 본 기사내용과 무관함
[손기웅의 통일문] "시절불안(時節不安)" (최보식의 언론, 2023.03.13)
https://www.bosik.kr/news/articleView.html?idxno=9797
불안하고 볼온한 국제 정세다. 국내 상황은 머리도 어지럽게 한다. 정말로 진중하게 현실을 살피고 대응해야 하는데, 출구가 가뭇하다.
푸틴 대통령, 우크라이나 전쟁 끝까지 갈 것이다. 작전상 큰 차질은 있지만, 패배란 있을 수 없고 받아들일 수 없다. 핵탄두가 건재하고, 속내는 알 수 없지만 외형상 국민 지지도 받고 있다. 히틀러, 차우체스크, 후세인, 무바라크의 종말을 모를 리 없는 그지만, 그들과는 다르다고 최면을 걸어가며 갈 것이다.
전쟁 장기화가 불리하지만은 않다고 여긴다. 전쟁 수행능력에서 우크라이나보다 월등히 낫다. 우크라이나 지원국들도 시간이 가면 피로감이 커져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대러 전선에 균열도 생길 것이다. 문제는 국내인데 통치력을 잘만 장악하고, 총공세를 퍼붓고 끌고 가면 분명히 중재자가 등장할 것이다.
적절한 때에 선택은 정전(停戰)이다. 우크라이나를 완전하게 굴복시키지 못한 상황에서 종전(終戰)은 체면상 받을 수 없다. 숨 고르고 시간을 가지며 다음 수순을 준비할 것이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우리가 받는 압박감도 커진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되 무기만 제공하지 않는다’고 한국을 푸틴이 예쁘게 볼 리 없다. 폴란드를 비롯한 접경국들에 무기를 판매하고 군사협력을 강화해가는, 군사적으로 미국과 합세하는 한국을 언젠가는 손볼 것이라 각오하는 푸틴을 떠올리기 어렵지 않다.
‘2952 대 0’ 만장일치로 3연임을 시작한 시진핑 주석, 유연한 모습을 보일 리 없다. 연임제한규정을 파기할 때 그는 절대 권력을 열망했다. 후진타오 전 주석을 강제로 퇴장시키고, 리커창 전 총리와 눈도 쳐다보지 않고 작별했다. 누가 보건 뭐라 하든 개의치 않는다. 이미 자신을 무소불위의 황제라 생각할 뿐만 아니라 즐기기 시작했다.
애국심이건 권력욕이 동기건 집권 11년차 그에게 다른 길은 없다. 확고히 틀어쥐고 중국을 글자대로 세계의 중심으로 만드는 것이다. 실제와 내막이야 어떻든 간에 그렇게 포장할 것이다.
역시 국민 지지가 문제다. 자본주의, 시장화를 맛본 국민의 전열 이탈을 막아준 것이 미·중 무역 전쟁이다. 미국의 대만 수호 의지가 국민 통합에 불을 붙여준다.
현하의 대미 결전을 21세기 세력권 재편을 위한 일대 회전(會戰)으로, 국민이 그렇게 받아들이도록 민족주의를 선동하고 있다. ‘하나의 중국’이 국민의식에 깊이 내재화된 상황에서 대만 침공을 통한 무력통일의 가시화와 별개로 통일 의지를 강조하는 것만으로도 원하는 내적 통일을 강화할 수 있다. 미국의 대만과 중국 앞바다 무력시위에 감사할 따름이다. 미국의, 한·미의 군사훈련을 북한이 내적 통합에 어떻게 활용하는지 수십 년간 잘 봐왔던 터다.
시진핑, 더욱 강경할 것이다. 한·미는 물론이고 한·미·일 군사협력을 강화하고, 사드 철수는커녕 자체 핵무장을 거론하고 핵 억지력 강화에 집중하는 한국에 타협의 유연함과는 거리를 둘 것이다.
‘열렬한 축하’를 시진핑에게 전한 김정은, 대남 강공만이 답이다. 김정은이 권력유지에, 현 체제난 타개에 시진핑의 지지가 절실한 것과 마찬가지로, 시진핑 역시 미국과의 정면 승부에 김정은의 절대적 지지가 필수적이다. 전쟁만 일으키지 않는다면, 김정은이 쏘아 올리는 불꽃놀이가 많을수록 다양할수록 도움이 된다. 미국의 이목과 군사력을 돌리고 묶어둘 수 있다.
김정은이 이를 모를 리 없다. 가능한 빨리 시진핑을 알현하러 갈 것이다. 시진핑 집권 3기의 첫 양자 정상회담 상대가 되고자 한다. 당면한 식량난, 외화난 극복을 위한 읍소를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자신이 선전선동하는 ‘인민대중제일주의’에 입각한 인민을 위해서가 아니다. 자신에게 권력을 넘기기 위해, 북한을 물려주기 위해 반신마비 불구의 몸으로도 1년 반 사이 세 번이나 중국을 찾았던 부친의 열의를 그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 주애를 보며, 4대 세습을 위해 조용히 제왕학을 전수받고 있을 아들을 생각하며.
한반도를 불안하게 만드는 일, 말로는 물론이고 행동으로도 보여주는 것이 지금 김정은이 취할 길이다. 뻗대는 윤석열 정부를 흔들어 다시 친북 정권 창출의 길을 열어주는 중차대한 사명도 명심하고 있을 것이다.
혼돈의 국내 정국이다. 누더기가 된 야당 대표의 문제만이 아니다. 문재인 정권 5년간 죽기 살기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차지한 금맥, 자리와 명예를 하나씩 털려야 하는 세력들이 그냥 있을 리 없다. 친일(親日)로 선동하고 노동권으로 포장하여 5월의 전면전을 기획하고 있을 것이다. 좌파들이 상황을 그냥 둘 리, 북한이 개입하지 않을 리 없다.
내외적으로 이성이 설 자리를 잃어간다. ‘애국’으로 포장된 욕망들이 근저에 꿈틀거린다. 옳고 그름의 판단, 그렇게 어려운가, 역사에서 배운 것이 없는가.
[손기웅의 통일문] "시절불안(時節不安)" (최보식의 언론, 2023.03.13)
https://www.bosik.kr/news/articleView.html?idxno=9797
불안하고 볼온한 국제 정세다. 국내 상황은 머리도 어지럽게 한다. 정말로 진중하게 현실을 살피고 대응해야 하는데, 출구가 가뭇하다.
푸틴 대통령, 우크라이나 전쟁 끝까지 갈 것이다. 작전상 큰 차질은 있지만, 패배란 있을 수 없고 받아들일 수 없다. 핵탄두가 건재하고, 속내는 알 수 없지만 외형상 국민 지지도 받고 있다. 히틀러, 차우체스크, 후세인, 무바라크의 종말을 모를 리 없는 그지만, 그들과는 다르다고 최면을 걸어가며 갈 것이다.
전쟁 장기화가 불리하지만은 않다고 여긴다. 전쟁 수행능력에서 우크라이나보다 월등히 낫다. 우크라이나 지원국들도 시간이 가면 피로감이 커져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대러 전선에 균열도 생길 것이다. 문제는 국내인데 통치력을 잘만 장악하고, 총공세를 퍼붓고 끌고 가면 분명히 중재자가 등장할 것이다.
적절한 때에 선택은 정전(停戰)이다. 우크라이나를 완전하게 굴복시키지 못한 상황에서 종전(終戰)은 체면상 받을 수 없다. 숨 고르고 시간을 가지며 다음 수순을 준비할 것이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우리가 받는 압박감도 커진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되 무기만 제공하지 않는다’고 한국을 푸틴이 예쁘게 볼 리 없다. 폴란드를 비롯한 접경국들에 무기를 판매하고 군사협력을 강화해가는, 군사적으로 미국과 합세하는 한국을 언젠가는 손볼 것이라 각오하는 푸틴을 떠올리기 어렵지 않다.
‘2952 대 0’ 만장일치로 3연임을 시작한 시진핑 주석, 유연한 모습을 보일 리 없다. 연임제한규정을 파기할 때 그는 절대 권력을 열망했다. 후진타오 전 주석을 강제로 퇴장시키고, 리커창 전 총리와 눈도 쳐다보지 않고 작별했다. 누가 보건 뭐라 하든 개의치 않는다. 이미 자신을 무소불위의 황제라 생각할 뿐만 아니라 즐기기 시작했다.
애국심이건 권력욕이 동기건 집권 11년차 그에게 다른 길은 없다. 확고히 틀어쥐고 중국을 글자대로 세계의 중심으로 만드는 것이다. 실제와 내막이야 어떻든 간에 그렇게 포장할 것이다.
역시 국민 지지가 문제다. 자본주의, 시장화를 맛본 국민의 전열 이탈을 막아준 것이 미·중 무역 전쟁이다. 미국의 대만 수호 의지가 국민 통합에 불을 붙여준다.
현하의 대미 결전을 21세기 세력권 재편을 위한 일대 회전(會戰)으로, 국민이 그렇게 받아들이도록 민족주의를 선동하고 있다. ‘하나의 중국’이 국민의식에 깊이 내재화된 상황에서 대만 침공을 통한 무력통일의 가시화와 별개로 통일 의지를 강조하는 것만으로도 원하는 내적 통일을 강화할 수 있다. 미국의 대만과 중국 앞바다 무력시위에 감사할 따름이다. 미국의, 한·미의 군사훈련을 북한이 내적 통합에 어떻게 활용하는지 수십 년간 잘 봐왔던 터다.
시진핑, 더욱 강경할 것이다. 한·미는 물론이고 한·미·일 군사협력을 강화하고, 사드 철수는커녕 자체 핵무장을 거론하고 핵 억지력 강화에 집중하는 한국에 타협의 유연함과는 거리를 둘 것이다.
‘열렬한 축하’를 시진핑에게 전한 김정은, 대남 강공만이 답이다. 김정은이 권력유지에, 현 체제난 타개에 시진핑의 지지가 절실한 것과 마찬가지로, 시진핑 역시 미국과의 정면 승부에 김정은의 절대적 지지가 필수적이다. 전쟁만 일으키지 않는다면, 김정은이 쏘아 올리는 불꽃놀이가 많을수록 다양할수록 도움이 된다. 미국의 이목과 군사력을 돌리고 묶어둘 수 있다.
김정은이 이를 모를 리 없다. 가능한 빨리 시진핑을 알현하러 갈 것이다. 시진핑 집권 3기의 첫 양자 정상회담 상대가 되고자 한다. 당면한 식량난, 외화난 극복을 위한 읍소를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자신이 선전선동하는 ‘인민대중제일주의’에 입각한 인민을 위해서가 아니다. 자신에게 권력을 넘기기 위해, 북한을 물려주기 위해 반신마비 불구의 몸으로도 1년 반 사이 세 번이나 중국을 찾았던 부친의 열의를 그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 주애를 보며, 4대 세습을 위해 조용히 제왕학을 전수받고 있을 아들을 생각하며.
한반도를 불안하게 만드는 일, 말로는 물론이고 행동으로도 보여주는 것이 지금 김정은이 취할 길이다. 뻗대는 윤석열 정부를 흔들어 다시 친북 정권 창출의 길을 열어주는 중차대한 사명도 명심하고 있을 것이다.
혼돈의 국내 정국이다. 누더기가 된 야당 대표의 문제만이 아니다. 문재인 정권 5년간 죽기 살기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차지한 금맥, 자리와 명예를 하나씩 털려야 하는 세력들이 그냥 있을 리 없다. 친일(親日)로 선동하고 노동권으로 포장하여 5월의 전면전을 기획하고 있을 것이다. 좌파들이 상황을 그냥 둘 리, 북한이 개입하지 않을 리 없다.
내외적으로 이성이 설 자리를 잃어간다. ‘애국’으로 포장된 욕망들이 근저에 꿈틀거린다. 옳고 그름의 판단, 그렇게 어려운가, 역사에서 배운 것이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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